직업은 선물 트레이더

테누아르와 우리의 모습

잊어버린 과거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를 보면서 처음 들은 단어 중 하나는 "테누아르"다. 


와인의 기반이라고 하면 적절할까. 포도나무가 자라는 토양 등의 환경을 테누아르라고 한다. 와인을 마시면서 "아아, 테누아르~♥" 라고 하면서 포도가 자랐던 환경을 상상하며 감상하는 장면을 본 기억이 난다.


겉으로 보기에는 같아도, 실제로는 많은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다. 같은 까베르네 쇼비뇽 포도 종의 보드로 와인이라고 해도 자라난 포도밭의 테누아르에 따라 맛이 다르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만화에서만의 픽션이 아니었다.


어쩌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화학 성분상의 차이일 뿐이지만 그 가치는 금괴와 콘크리트 벽돌간의 차이만큼이나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친다. 평소 주위 환경을 중요성이랄까.


와인의 세계에서는 "테누아르"라는 단어로 이런 주변 환경을 표현하지만, 컴퓨터공학에서는 "~기반의" 라거나 "플랫폼" 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예를 들면,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 시스템이라던가 하는 것들이다. 비슷한 단어로는 근본, 내력, 바탕, 배경, 출신 정도.


갑자기 컴퓨터 이야기가 떠올라 적어보았지만, 우리 주위의 사람들도 동일한 것 같다. 예전에는 "설마 편견일 뿐이겠지"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얼굴형이랄까. 관상을 본다는 것은 얼굴의 형태를 보고 그 사람의 마음가짐을 본다는 학문이다. 그 사람의 테누아르를 추측한다는 것이다. 즉, 모든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본다고 주장하는 학문이다. 


누구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처음 만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 사람은 대충 어떠어떠한 사람이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지 않는가? 나는 이번에 정말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관상학에서는 여러 가지 특징을 들어 이러이러하면 어떠어떠하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 하나는 얼굴형이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하고 이목구비가 가지런하게 생긴 형태가 귀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요 정도는 나이가 들면 누구나 알 수 있다고 한다. 루비인지 자수정인지 까지는 몰라도 보석인지 화강암인지 정도는 구분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나는 실제로 뾰족뾰족한 얼굴형에 볼이 쏙 들어가서 뼈의 형태가 보이는 듯하고 이목구비가 날카롭게 생겼고 특히 눈썹이 공격적이던 사람과 4개월간 함께 생활한 적 있는데 정말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8명이서 같이 생활을 했었는데, 이 사람은 특정인에게 지속적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며 이중적인 성향을 매일 목격 하게 된다. 자신도 잘 못하는 것을 지적하며 고치라고 강요하는 것은 자주 목격했다. 다 같이 해야 하는 활동에선 스스로는 잘 할 생각보다는 반대로 잘 못하는 누군가를 괴롭히는데 시간을 할애한다. 그래서 잦은 싸움과 고성 그리고 분노가 흐르는 분위기 구성에 탁월한 재주가 있다. 뭐가 그렇게 불만인지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케이스다. 


테누아르. 어찌되었든 결국 마음가짐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평소 마음가짐이 결국엔 우리 몸에 묻어나 우리만의 독특한 향기가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 향기가 얼굴형이든 채취든 말투든 뭐든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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