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은 선물 트레이더

멘탈을 파괴한다

잊어버린 과거

멘탈을 파괴한다?


멘탈은 파괴되었다. 저번 주 까지 마음속에 꽉 차있던 생각이다.


오늘은 1월의 마지막 날이다. 1월 한주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어제 있었던 일과는 물론 먹은 밥조차 기억나지 않고 시간의 흐름만이 느껴질 뿐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회에 발을 디디게되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모든 전략 전술이 난무하는 이런 환경에서 스스로를 지킨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모든 것을 끝내고 영원히 평온하게 잠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득할 정도로 스트레스가 머리털 끝까지 차는 경험도 특이한 일과는 아니다.


나름 멘탈은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조건이 붙었어야 해당된다는 것을 어느 새인가 알아챘다. 일반적으로는 "나와 상관없는 너의 의견일 뿐"하면서 넘기면 그만이지만, 그 사람의 의견이 내 생활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게 되고 곧 규칙이 되어버리는 상황이라면 흘려들을 수 없는 가시 박힌 말들을 그대로 견뎌내야만 하고 누구도 예외는 없었다. "지휘관의 재량에 따라 ~"로 마무리되는 규칙들이 많은 이유일까 어떨까.


그래서 비즈니스와 생활을 따로 분리하는 사고를 배웠다. "오피스 와이프" 혹은 "오피스 허즈번드" 와 같은 단어는 아마 이런 마인드에서 탄생하지 않았을까싶다. 하나같은 하루를 두 가지 마인드로 살아가는 그런 마음이려나. 


결국 두려운 것은 마음의 구심점이 없어진다는 것 같다. 종교를 가지고 있었다면 달랐겠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어서, 종교로 해결하기 보다는 항상 살아있는 이유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며 구심점을 찾았던 것 같다. "멋짐"이라던가 "성실" 혹은 "성과"같은 나름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추구했었는데, 여기서는 그 어느 것 하나 추구할 수 있는 것은 없었던 것 같다. 환경도 그렇고 아직 인턴 같은 기분이라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지치기도 더 빨리 지쳤던 것 같다. 


최근엔 선배님들 중에 특전사에서 근무하는 분과 같이 지낸 적이 있는데, 내가 봐오던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특유한 "경쾌함"과 같은 느낌의 생활 패턴이 너무 멋있어보였다. 작은 일에도 신경 잔뜩 쓰면서 고도의 흥분 상태를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이와는 다르게 할 일은 다 똑같이 다 하면서도 별일 아닌 듯 쉽게 해버리는 그런 느낌. 닮고 싶은 분이었다. 왠지 모르게 삶의 구심점이 생기는 것만 같았다. 글로는 표현이 잘 안되는데 여튼 그렇다. 그래서 밖에 나가 여러 사람을 만나보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좋은 책을 본다 하더라도 그 감정이 그대로 내게 전해져 오기엔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간접 경험과 직접 경험의 차이가 이렇게나 나는구나.. 당연한 것이지만 새삼 깨달았다.


어느 새 2월도 이렇게 성큼 다가왔다. 아직 배울 것들이 많지만, 나도 언젠가는 날 닮고싶다는 사람이 생기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오글거리겠지만, 다음번엔 부숴진 멘탈을 하나로 모이게 해준 선배님에게 고맙다는 말씀 전해드려야겠다.


일기 끝.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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