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은 선물 트레이더

[일기] 번 아웃 증후군

잊어버린 과거

때로는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근데 평소보다 더 자주 그러는 경우가 있는데, 딱 이 맘 때 즈음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이전보다 더 심하게 그러는 것 같다.

항상 그렇듯이 연말엔 업무까지 잔뜩 몰려서 내려오다 보니까 마음까지 얼어붙는 것 같다.


성취감 같은 건 이미 폐기 처리 해버린지 오래고, "어제처럼 오늘 하루만 버티자"는 마인드로 살아가고 있었는데 하루하루가 힘겨우니까 진짜 다 때려치고 싶다는 생각만이 간절하다. 자꾸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고 들어가다 보면, 우리 부서는 미개하다, 한국이 미개하다, 인간은 미개하다, 아무도 안 태어났으면 아무 문제도 없는 건데와 같은 생각까지 하게 되고 결국엔 내 자신이 싫어지고 하는 게 반복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근데 이게 결론은 번 아웃 증후군 자가 진단 테스트 질문과 거의 유사한 것을 알게 되었다. 과도한 업무나 성취감 없음 같은 것들이 모두 번 아웃 증후군이 의심되는 증상들이었다. 


치료하는 방법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과는 다르다면서, 청소를 하라 산책을 하라 같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과 동일한 것들만 나열하고 있었다. 결국 충분히 쉬지 못하니까 자꾸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이것 저것 해보라는 식인데, 최적의 방안은 요양을 다녀오거나 혹은 좀비처럼 살다가 어느 날 지나간 줄도 모르게 지나가거나 하는 식인 것 같다. 이 동네는 갈아내지 못해서 안달인 곳이라 요양은 안될 것 같고, 그렇다고 때려치는 것도 안되는 곳이라 그냥 효율 낮게 좀비처럼 지내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다.


내년에 때려치고나면 내 평생 취미로, 다니던 곳에 소송이나 걸면서 법률 공부 실습 용으로 가지고 놀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가 갈린다. 미개한 년놈들... 언젠간 다 개박살 내버리는 게 내 평생의 목표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