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달리오가 주식으로 수십 억 달러를 번 비밀, 사실은 간단하다? 단지 귀찮을 뿐 morgan021 2025.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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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능한 길 위에서 만난 기회
시장의 불확실성은 늘 두렵고 동시에 매력적이다. 감정적 매매로 무너지는 사례가 줄을 잇지만, 이상하게도 많은 투자자들은 그 미지의 영역에 계속 뛰어든다. 사람들은 흔히 시장을 ‘전쟁터’로, 혹은 ‘체스판’으로 비유한다. 문제는 체스판에서 몇 수 앞을 내다보려 해도, 현실 시장에서는 어디서 새로운 말이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낯선 변수를 다루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시나리오 기반 트레이딩’이다.
레이 달리오의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겨낸 사례는 가히 교과서적이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지만 경제가 무너질 가능성도 하나의 시나리오로 인정하고, 침체 시나리오에 맞는 자산 배분으로 성공적인 헤지를 했다. 반면 LTCM(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은 탁월한 수학 모델과 대규모의 데이터를 활용하고도 러시아 금융위기라는 ‘블랙스완’에 대비하지 못했다. 이미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이 두 예시는, 같은 ‘시나리오’ 접근이 어떻게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지 보여준다. 결국 시나리오 기반 트레이딩은 매뉴얼처럼 그대로만 따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의 진짜 불확실성을 얼마나 시기 적절하게 고려하느냐에 달렸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하면 심리적 안전망이 생긴다. 시장이 급등해도 “그래, 이 가능성을 생각해뒀다” 하고 안도할 수 있으며, 반대로 큰 폭으로 무너져도 “이 지점에서 손절”이라는 계획이 작동한다. 하지만 이것이 완벽한 해답이라 착각한다면 어느 순간 새로운 위기에 대비하지 못한다. 거시적 관점, 정치적 불안, 심지어는 바이러스나 자연재해 같은 변수까지도 가능성의 포트폴리오에 담을 수 있어야 한다.
명확히 설정한 시나리오가 만드는 감정적 통제
시나리오 기반 전략의 장점 중 하나는 감정의 틈새를 좁혀준다는 것이다. ‘상승 시나리오에서 어느 지점을 돌파하면 매수, 그렇지 않으면 매도 혹은 관망’이라는 식으로 행동 지침을 짜두면, 실시간으로 시장이 움직일 때 생길 수 있는 공포와 탐욕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FOMO(Fear Of Missing Out)를 느낀다. 가격이 살짝만 오르면 ‘지금 타지 않으면 영영 못 오를 것 같다’는 불안이 생긴다. 반대로 조금만 떨어져도 공포 때문에 ‘손절하지 않으면 바닥까지 떨어질지 모른다’고 여긴다.
하지만 “만약 여기까지 떨어지면 매도를 진행한다” 같은 미리부터 설정한 계획이 있으면, 심리적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세계 각국의 투자 전문가들이 종종 언급하듯이, 가장 무서운 적은 나 자신이다. 차분한 상태에서 작성한 시나리오가 도약할 발판이 된다면, 감정이 폭주하는 상황에서 획득할 수 없는 일관된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문제는, 시나리오가 단 하나의 방향으로만 구성돼 있을 때다. 대표적으로 2018년 비트코인 약세장에서 많은 이들이 한결같이 낙관론에 취했다. 목표 가격을 높이만 잡아두고, 하락 시나리오는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시장이 급락하자 우왕좌왕하며 대규모 청산을 맞았고, 일이 벌어진 이후에야 뒤늦게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이는 시나리오 기반 사고를 했다는 명목 하에 편향된 믿음만 강화한 대표적 실패 사례다.
블랙스완과의 불가피한 조우
LTCM의 몰락과 2022년 루나(UST) 붕괴는 다소 다른 맥락이지만, 중요한 교훈을 공유한다.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졌을 때, 수학 모델이나 알고리즘 같은 걸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는 점이다. LTCM은 ‘시장 유동성이 극도로 말라붙는 시나리오’를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았다. 루나 프로젝트에 투자하던 이들 대부분도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가치를 완전히 잃을 가능성’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결국 한쪽만 바라보던 시나리오는 철저히 무너졌다.
이처럼 블랙스완 이벤트는 시나리오 기반 트레이딩을 무용지물로 만들기 쉽다. 단, 시나리오가 아예 쓸모없다는 말은 아니다. 시나리오가 ‘순수 예측’에 그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지만, ‘불확실성을 대비하는 전략’으로 설계된 시나리오라면 시드를 지키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 경제가 폭락해도 생존 가능한 포트폴리오가 있다면, 상상하지 못한 사건이 닥쳐도 버틸 수 있다.
레이 달리오가 말한 원칙의 핵심도 ‘가능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기 위한 분산투자’다. 브리지워터의 올웨더 포트폴리오는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경제 성장, 경기 침체 등 여러 국면을 상정하여 자산 비중을 조정한다. 전부 다 맞추지는 못해도, ‘버틸 수 있는 구간이 늘어난다’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시나리오는 정확히 적중하는지 여부보다도, 위기에 맞설 수 있는 체력을 보충하는 하나의 장치가 된다.
그리고, 매끄러운 자동화의 가능성
시나리오 기반 트레이딩은 인간의 심리적 편향을 줄일 수 있지만,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다. 이에 대한 한 가지 확장 방안이 알고리즘 트레이딩이다. 여러 시나리오를 프로그래밍으로 옮겨놓고,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매매를 실행하도록 만든다. 초보 트레이더들의 감정적 오류를 줄이기에 유용하다고 여겨지지만, 시스템 자체가 예측 못 한 극단적 상황에는 같은 오히려 큰 약점이 될 수도 있다. 2010년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가 그 예다. 알고리즘 봇들이 폭락 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서로 패닉성 매도를 불러일으켜 뉴욕 증시가 순간적으로 붕괴했다. 결국 사람이든 알고리즘이든,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가 없으면 무너진다는 사실은 다르지 않다.
트레이딩 심리학자들은 “결국 모든 트레이딩은 리스크 관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트레이더가 스스로 세운 시나리오를 맹목적으로 믿고, 더는 새로운 정보나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특히 코인 시장은 규제와 기술 변수가 많은 만큼, 어떤 종목은 하룻밤 사이에도 극단적인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혼돈의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나리오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시나리오를 넘어서는 열린 태도 역시 필수다.
닫히지 않는 낯선 가능성을 향해
결국 시나리오 기반 트레이딩은 불확실성의 바다를 항해하기 위한 나침반 중 하나다. 언제나 혼돈과 함께 춤추는 시장에서, 사람들은 기계적인 정확함을 꿈꾼다. 그러나 그 꿈이 번번이 무너지는 이유는, 시장이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도, 알고리즘도, 심지어는 천재 트레이더의 ‘직관’도 백 퍼센트 정답이 될 수 없다.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행동 지침을 마련하는 과정은, 사실상 현실을 직시하는 훈련에 가깝다. ‘이렇게도 될 수 있고, 저렇게도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인간은 편향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진다. 반대로, “이 시나리오밖에 없다”는 판단에 빠지면 스스로 만든 함정에 갇히게 된다. 시장이라는 무대는 누가 끝까지 살아남았는가로 말해준다. 레이 달리오가 고민했던 무수한 가능성과, LTCM이 간과한 단 하나의 치명적 변수가 이러한 점을 말해주고 있다.
시나리오 기반 트레이딩은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여러 경로를 미리 준비하고, 그 경로에 적합한 매매 원칙을 세우며, 적시에 손절 또는 익절을 수행하는 건 생존율을 높여준다.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가장 현실적인 무기는, 예상 밖의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음을 미리 떠올리고 대비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감정과 확증 편향의 파고 속에서, 이러한 마인드는 앞으로도 계속 될 지속 가능한 생존 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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