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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잊어버렸던 것이 기억났다

[잊어버린 과거의 기억]

뭔가 많이 잊어버렸다.


예전에 아는 형이 나한테 "야, ~ 있잖아 재밌지 않냐?"같은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해당하는 ~의 내용은 대부분 순박하거나 소박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었다. 소프트웨어 공학도로써 어떤 특정한 코딩이나 컴파일 방식이거나 혹은 고기를 굽는 방식이거나 어떤 족발 집의 족발 크기에 대한 그런 일상적인 것들이었다. 특히 말투가 엄청 친근했었는데,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난다.


그런데 어쩌면, 그 주제라는 게 일상적이고 하찮아 보일지 모르는 것들이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저런 사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은 사실 생각 이상의 신뢰의 표현이 아닌가 싶다. 몇 년이나 지나서 이런 생각을 한 것도 참 웃기다.


요 몇 년 사이에 인간 관계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지만,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끼리는 특정한 어떤 목적이 없고서야 개인의 사적인 마음을 꺼내지는 않는다. 그래서 어릴 때 사귀던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얘기와 같은 맥락일지도 모른다. 


왜냐면 사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이득보다는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 같다. 법률에서도 이런 류의 정보를 개인정보 중에서도 민감 정보로 구분하고 있는데, 사상이나 병력, 가족 관계, 기호 등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만한 것들이 해당한다. 이는 서로 친해진 이후에야 "어맛!, 너에게 그런 면도 있었구나" 식으로 관계를 파기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이해하는 쪽으로 가는 경우이며 일반적이다.


그런데 저렇게 친근하게 대해준 형한테는 못되게 굴고 그랬던 게 내심 미안하다. 엄청 순수한 형이었는데.. 지금의 나는 특별히 이상하거나 숨기고 싶은 것이 없는데도 아무한테도 사적인 대화를 하고 싶지도 않거니와 그런 사람과 만나는 것도 그다지 기대하지는 않는다. 아마 매일 뒷통수 맞듯이 당하면서 산다는 느낌이 들다 보니 아무도 믿고 싶지 않은 것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아니면 애초에 신뢰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 판타지였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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