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노트

"분명 이건 꿈이 아니야" 일단 몸이 안 움직여지니까. 근데 이거 유체이탈 맞아?


며칠 전 이상한 꿈을 꿨다.

그런데 사실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가위가 눌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참 전부터 궁금했던 것들이 있어서 가위가 눌리면 매번 시도하는 것이 있다. 생각만으로 몸을 움직여 보는 것인데, 이번엔 생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예전에 들은 바로는, 가위가 눌린 상태에서 깨어나게되는 세상은 죽은 자의 세상이라고 했다. 그 상태에서 움직일 수 있다면 유체(영혼?)라는 상태로 생각만으로 세상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의 속도와 유체의 속도가 똑같아서 어느 장소를 생각하든 생각만 해도 그 곳을 다녀올 수 있다는 얘기도 들은 기억이 있다.

그런데 나는 눈꺼풀 조차 움직일 수 없었다. 눈꺼풀을 움직이려고하면 육체의 눈꺼풀만이 힘겹게 움직일 뿐이며, 잠깐 눈앞이 보였다가도 알아서 다시 덮혀버린다. 그래서 가위가 눌린 게 확실하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이번엔 눈이 떠졌다. 육체의 몸을 움직이듯이 힘들 들이는 게 아니라, 움직이는 생각을 디테일하게 시도하다보면 신기하게 어느 순간 된다. 육체의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인데 딱히 표현할 방법이 없다.

처음 보이는 광경은 당연히 내 방. 그리고 배 위에는 껴안고 잤던 곰 인형이 있었다. 눈꺼풀을 움직인 것 처럼 팔을 움직이려고 해보니 움직였다. 그런데 유체가 몸에서 빠져나가지지는 않았다.

뭔가 흔적을 남겨야한다고 생각했다. 이전부터 궁금했던 점은 해당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 현실에도 반영되는지 여부였다. 팔은 움직일 수 있었기에, 뭔가 물건을 넘어뜨린다거나 이동시켜야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생각난 방법은 배 위의 곰 인형을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몸 우측으로 밀어 떨어뜨렸다. 이후 뭔가 안심이 되더니 어느 순간 가위가 풀렸다.

그런데 신기한 점은, 깨어나서 보니 곰 인형이 배 위에 그대로 있었다는 점이다. 분명 내가 팔로 밀어서 굴러 떨어지는 모션까지 봤는데도 신기하게 배 위에 있었다.

그런데 분명 꿈이 아닌 것을 안다. 나는 일단 가위가 눌리면 신체의 특정 부위가 아픈든한 느낌으로 저려온다. 그 느낌이 너무 싫어서 보통은 바로 깨어나서 쓰다듬어 진정시킨다. 또한 꿈과는 다른 부분이, 꿈은 각 상황의 인과 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미끄럼틀을 타려고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데, 아무리 올라가도 도착이 안되길래, 위를 올려다보니 어제부터 먹고 싶었던 떡볶이 가게가 있다던가 하는 식이다. 하지만 가위에 눌리면 무조건 내 방에서 시작하며 고요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며 몸을 움직일 수 없다.

그래서 지금 생각으로는, 잘 알지못하는 다른 세계가 아닐까 정도로 추측해본다. 마치 현실 세계를 일정 시간마다 스냅샷을 찍어 반영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그런 알지못한 세계가 아니었을까. 확실히 현실과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분명 우측으로 밀어서 팔베게 까지 해줬는데 실제로는 배 위에 있었으니까.

다음에 또 가위에 걸리면 이번엔 몸을 움직여 컴퓨터도 켜보고 인터넷도 해봐야겠다. 아니면 집 근처 처음 가보는 골목에 위치한 가게의 전화번호 같은 것을 기억했다가 깨어나면 확인하러 가본다던가해봐야지.

근데 언제 다시 가위에 눌릴지는 미지수. 가위 눌리면 썰 또 남기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