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 내장은 왜 다 똑같이 생겼을까, 진화의 결과물일까?

안녕하세요. 오늘도 건강하고 알찬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사람과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진 생명체들의 장기를 알아보려고 해요.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들 중 몇몇의 장기는 외형으로 구분되지 않는 것들도 있죠. 혹시 이게 충분히 진화가 덜 된, 그러니까 아직 분화가 일어나지 않은 ‘미완성’ 단계라서 그런 걸까? 싶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구분되지 않는 장기'의 이면과, 그 구조가 왜 그들 생존에 득이 되는지까지 살펴보겠습니다.

---

💡 정말 진화가 덜 된 모습일까?

먼저, 많은 분들이 “장기가 눈에 딱 구분되면 좀 더 발전된 형태, 그렇지 않으면 덜 발달한 단계가 아닐까?”라는 궁금증을 갖곤 합니다. 하지만 진화는 단순하게 “점점 더 복잡해진다”는 직선적 개념이 아니에요. 오히려 각각의 생명체가 살아가는 환경, 생활 방식, 생존 전략에 맞춰 어느 구조가 가장 효율적인지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가지를 뻗어나갑니다.

 

가령 인간의 경우, 심장·간·위·폐 등 각 장기가 확연히 구분되어 있죠. 하지만 다른 생물들은 우리가 보는 ‘정형화된 장기 형태’를 갖지 않아도 생존에 전혀 문제가 없도록 진화해 왔습니다. 오히려 여러 기능이 한 덩어리로 뭉쳐 있거나, 몸의 다른 조직과 섞여 있어도 전혀 불리하지 않은 채 오랜 시간 동안 번성해 온 것이죠. 따라서 “충분히 진화가 덜 되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들이 처한 환경에서 “굳이 더 복잡하게 분화할 필요가 없었던” 결과물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적확합니다.

---

🎨 장기가 구분되지 않는 사례: 곤충과 갑각류

곤충 예시

곤충, 특히 딱정벌레류를 비롯해 많은 종들은 ‘개방형 순환계’를 가지고 있어요. 사람처럼 대동맥, 정맥, 모세혈관이 유기적으로 얽혀 혈액이 전신을 순환하는 폐쇄형 구조가 아니라, 심장은 존재하되 혈액이 몸안 곳곳을 자유롭게 흐르며 필요한 부위를 둘러싸는 형태입니다. 이런 구조에서 우리는 “어디가 혈관이고 어디가 심장인지 모호한데?”라고 느낄 수 있죠. 하지만 곤충에게는 이 방식이 극히 당연하고 효율적인 순환 방식입니다. 몸집이 작고, 빠른 대사를 해야 하며, 외골격으로 몸을 단단히 지탱하는 곤충의 생존 전략상 '개방형 순환계'가 훨씬 더 적절했던 것이죠.

 

또한 곤충의 소화계 역시 인간처럼 위·소장·대장·간·췌장 등을 따로 구분하기보다는, 여러 기능을 통합한 조직이 몸 내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실험실에서 이 곤충을 해부해 보았을 때, 뚜렷한 경계를 찾기 어려워 “마치 이것저것 섞여 있는 것 같네?”라고 느끼게 되지요. 그러나 곤충 입장에서는 필요한 요소를 필요한 만큼만 갖춘 최적의 해부학적 구조입니다.

 

갑각류 예시

게나 가재, 새우 같은 갑각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에게는 가령 ‘소화선(hepato-pancreas)’이라는 기관이 있어서, 간과 췌장, 위의 일부 기능을 통합적으로 수행합니다. 우리 눈에는 “한 덩어리로 된 덩이가 뭐지?”라고 보일 수 있지만, 실은 굉장히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작동하는 중입니다. 이 소화선 하나로 영양소를 분해, 흡수, 저장, 해독 등 여러 업무를 동시에 처리해 버리니, 다양한 조직들이 명확하게 분리될 필요가 없기도 해요.

---

🩸 구분 없는 장기가 어떻게 생존에 유리할까?

우리가 흔히 보는 인간의 장기 분화는, 언뜻 보면 매우 ‘진보된 형태’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각 기관이 자율적·독립적으로 기능하니 ‘고등 생물’의 상징처럼 보이기도 하죠. 하지만 작은 몸집을 가진 곤충이나 갑각류에서는 상황이 또 다릅니다.

1. 에너지 효율 극대화
   여러 장기를 구분하여 유지·조절하려면 그만큼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굳이 선명하게 나뉜 장기 구조를 만들 필요 없이, 몸집에 맞춰 하나의 조직 내에서 여러 기능을 수행한다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겠죠.
2. 단순 구조로 인한 빠른 적응
   내장 기관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보면, 환경 변화나 기생충·질병 등의 외부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반면 통합 조직 형태를 갖추면 구조적 유연성이 높아, 큰 변화에 적응하기 수월해집니다.
3. 작은 크기의 이점
   특히 곤충처럼 작은 생물은 체내에서 순환계를 굳이 복잡하게 분화시킬 필요가 없어요. 체표면적과 체적의 비율, 대사 속도 등 여러 면에서 통합된 구조가 훨씬 더 ‘알맞은 선택’이었을 수 있습니다.

---

🎃 “충분히 진화되지 않은 모습”이라는 오해

“저 생명체는 아직 진화가 덜 됐나 봐.”라고 생각하는 건, 사실 인간 기준에서만 바라보는 편견일 수 있어요. 진화는 단계별 진보가 아니라, 환경에 맞춰 다르게 분화하고 적응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은 현재 살아남아 있는 모든 생명체에게 동일하게 적용됐다는 점에서, 어느 생물이 ‘더 진화했다, 덜 진화했다’고 단순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곤충의 역사만 봐도 수억 년 전부터 이미 지구 곳곳을 점령해 왔고, 현재까지도 엄청난 다양성과 개체 수를 자랑합니다. 만약 “진화가 덜 되었기 때문에” 이런 형태를 유지한다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여러 환경을 장악하며 번성할 수 없었겠죠. 그만큼 그들의 ‘장기가 구분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구조’ 역시, 해당 종들에게는 충분히 ‘완성형’에 가깝다는 뜻이랍니다.

---

⭐ 다른 독특한 사례들

• 해면동물(스펀지)
  해면동물은 언뜻 보면 그냥 ‘구멍 뚫린 스펀지 덩어리’ 같지만, 바다 생태계에서 물을 필터링하며 영양분을 섭취하고 주변 해수를 맑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해요. 이들은 조직과 기관 자체가 거의 구분되지 않지만, 수억 년 동안 바다에 적응해 왔습니다.
• 산호
  산호 역시 하나의 ‘개체’보다 군체(콜로니)에 가깝습니다. 눈에 보이는 단단한 외골격 안에 군체가 형성되어 있고, 각각의 폴립들이 공동생활을 하면서 바다 생태계를 가꾸죠. 기관 분화가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는 아니지만, 이들의 ‘단순한’ 구조가 해양 환경에서 생존하기에는 충분했습니다.

---

🙂 인간과 다른 생물의 “구분되지 않는 장기”를 제대로 바라보기

결국 어떤 생물의 장기가 사람처럼 선명히 분화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아직 미완성”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습니다. 자연계에서 대부분의 생명체는 자신의 생존 전략에 맞춰 필요한 것만을 발전시켰고, 필요 없는 부분은 오히려 퇴화하거나 통합해 더 효율적인 형태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죠.

 

이 점을 인식한다면, 우리는 다양한 생명체의 구조를 볼 때 “왜 저렇게 생겼을까?”라는 호기심과 더불어 “어쩌면 저게 가장 멋진 해답이었겠지”라는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의 몸이든, 곤충의 몸이든, 해면동물이든 모두 수십~수억 년간 이어진 진화의 결과물입니다. 그 어느 것도 ‘덜 된’ 것이 아니라, 이미 그들에게 필요한 만큼 진화한 상태라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네요.

 

예시로 곤충과 갑각류의 소화기관·개방형 순환계가 있고, 해면동물이나 산호처럼 극도로 단순화된 것처럼 보이는 사례도 존재하죠. 그러나 이들이 지구상에 얼마나 오래 살아남고, 환경에 적응해 왔는지를 보면, 오히려 “이 구조가 완벽하지 않다면 어쩌면 벌써 멸종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의 장기와 다른 생물의 장기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인간 중심적인 진화론적 관점’이 때로는 편견일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서로 다른 생태계, 서로 다른 몸집, 서로 다른 생활 방식을 갖는 생명체들은 저마다 자기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분화 혹은 통합을 이뤄 왔어요. 그리고 그 흔적이 지금 우리의 눈 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앞으로 주변에서 곤충이나 연체동물, 혹은 갑각류를 볼 때, 혹은 해산물을 손질할 때, “어? 이거 어디가 위고 어디가 간이지?”라고 궁금해진다면, “나와 다른 방향으로 진화를 이룬 놀라운 생명체구나!” 하고 한번쯤 떠올려 보면 어떨까요? 그것만으로도 새삼 자연의 무궁무진한 다양성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