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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을 보라는 말은 캔들의 강도를 보기 위함?
차트는 늘 인간의 시선과 욕망이 뒤섞인 거대한 추상화 작품 같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은 그 선과 색의 조합에서 신성처럼 여겨지는 추세를 찾으려 혈안이 된다. 모든 것은 상승과 하락이라는 간명한 이분법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의 흐름이 단지 위로 혹은 아래로만 구분된다면 예술도 문학도 인생도 이렇게 복잡하지 않았을 것이다. 캔들 하나하나가 품고 있는 내면의 강도와 방향성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그래서 누군가는 종가와 시가의 간극, 고가와 저가 사이의 미묘한 차이, 거래량의 쌓임과 갭의 발생 같은 순간을 놓치지 않고 관찰하려 한다.
SOTT(Signs of the Times)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고전적인 이동평균 지표처럼 가격을 평균내는 관점이 아니라 각 캔들이 가진 여러 속성을 세밀하게 살피고 상승과 하락을 정량화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매 분, 매 시점마다 어디서 어떻게 열렸고 어디서 닫혔는지, 이전 봉보다 시가가 높았는지 낮았는지, 봉의 몸통이 긴지 짧은지 등을 따진다. 사람들은 종종 이 지표가 너무 직설적이라고 말한다. 가격의 폭이 아니라 캔들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직설적인 시선이야말로 단기적 강도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왜 굳이 강도(strength)가 중요할까. 상승세가 분명한데도 막상 그 실체가 의심스러운 경우가 있다. 긴 꼬리가 달린 음봉이 치명적으로 보이거나 거래량이 실려 있음에도 순간적인 반등인지 헷갈릴 때가 대표적이다. 이런 망설임을 필터링하려면 하나의 봉이 가진 속성이 얼마나 상승 혹은 하락 쪽으로 기울었는지를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면 도움이 된다. 단순히 종가와 시가만 보는 것이 아니라, 봉 자체가 얼마나 의미 있는 몸통을 가졌는지, 갭이 있었다면 어느 방향으로 열렸는지, 거래량이 붙어 있는지 같은 요소를 하나하나 점수화하면 막연한 느낌과는 다른 결론이 튀어나올 수 있다. 말 그대로 각 캔들을 평가하여 수치로 보여주는 것이다.
SOTT의 도움으로기술적 분석하기
기술적 분석 분야에서 지표들은 크게 추세 지표(이동평균, MACD 등)와 오실레이터(RSI, 스토캐스틱 등)로 구분된다. SOTT는 그 범주에서 보면 조금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일단 가격의 절대적 상승폭이나 하락폭을 지나치게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 오히려 봉 내부의 미세 구조로부터 상승 및 하락에 대한 가중치를 분리해낸다. 봉의 고가가 이전보다 높아졌는지, 저가가 유지되었는지, 시가가 벌써부터 전 고가보다 높은 곳에 열렸는지 등을 체크하고 상승 가중치와 하락 가중치를 산출한 뒤 이것을 하나의 값으로 보여준다. 그렇게 지표 값이 -1에서 +1 사이에서 진동한다. 전형적인 오실레이터처럼 과매수와 과매도를 해석하기도 쉬우나 이 지표가 전하는 색감은 조금 다르다. 가격 폭만을 기준으로 한 게 아니라 방향성의 증거들을 하나로 통합한 값이기 때문이다.
추세 지표가 시장 움직임의 큰 흐름을 파악한다면, SOTT는 방향 자체의 진정성을 점검하는 느낌이다. 가령 장기 단순 이동평균를 봤을 때는 완연한 상승 기조로 보이지만 단기 봉의 흐름이 자꾸만 삐걱대고 있다면, SOTT는 이미 -0.3 언저리로 내려앉아 약세의 씨앗을 암시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추세가 보합으로 보이는데도 실제로 봉들이 점점 상승 쪽 증거를 쌓는다면, 그때의 SOTT는 0 이상을 유지하며 조만간 방향성이 확실히 튀어나올 수 있음을 또한 시사한다. 이는 투자자가 초보자든 고수든 시각적으로 해석하기 좋은 형태를 제공한다. 좀 더 가시적인 오실레이터 값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는 특히 반가운 특징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가격의 폭을 고려하지 않기에 변동성이 급격하게 커지는 장에서는 강력한 양봉이 나왔는데도 지표값이 생각만큼 극단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 한 캔들이 어마어마한 높이를 기록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시가 대비 약간 높은 종가를 기록했을 뿐이라는 식의 해석이라면 SOTT는 이 사건을 중간 정도의 상승 정도로 취급한다. 이러한 한계를 충분히 인지하고 트레이딩이 임해야 한다. 다른 모멘텀 지표와 병행하여 보완을 하거나 중요 매물대를 극복하는지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강도 지표,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가
시장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다. 앞만 봐서는 놓치는 기회가 많고 지나간 과거만 봐서는 늦는다. 추세 지표들이 후행적인 특징을 안고 있는 반면 강도 지표들은 조금 더 현재에 집중한다. SOTT는 이 강도 지표 중에서도 캔들 자체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일종의 현미경을 들이대고 차트를 살펴보는 기분을 준다.
이런 계열 지표들은 점점 더 발전하고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언젠가는 각 캔들의 미세 변동, 초단타 거래, 알고리즘 거래의 흐름 등을 실시간으로 가중평가해 바로바로 시그널을 내보내는 시스템이 표준이 될지도 모른다. 이미 시장에서는 호가창 기반 지표나 고빈도 거래를 위한 지표들이 눈부시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복잡한 계산이 폭주하더라도 핵심은 언제나 단순하다. 추세냐, 비추세냐 또는 강하냐, 약하냐로 귀결된다 이 양극단 사이를 촘촘히 메우는 것이 바로 SOTT 같은 지표들의 역할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많은 트레이더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도 있다. SOTT는 투자의 관점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만들어주고 하나의 캔들이 무심코 던지는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준다. 과거만 보던 시선에서 벗어나 지금 바로 눈앞에 벌어지는 상승 혹은 하락의 디테일한 신호를 포착하려면 각 캔들을 더 깊게 파고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투자 세계는 이 지표가 제시하는 방식을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중이다. 과연, 개별 캔들에 불과할지라도 유효한 정보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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