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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욕망, 그리고 하락의 공식
시장의 호황은 늘 달콤한 환상을 일으킨다. 사람들은 상승 차트를 보며 그 방향이 영원할 것이라 믿고 다음 목적지는 하늘 끝이이라 설렘을 품는다. 가격이 오른다면 이유 따윈 필요 없게 된다. 호재 뉴스 하나만으로도 낙관과 자신감이 폭발한다. 어디서나 “이 종목은 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심심찮게 한다. 그리고 누구도 그 말에 반론하지 않는다. 시장은 잘나가는 자에겐 축복의 성배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 발 뒤로 물러서면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모든 자산은 언젠가 하락한다는 점이다. 한때는 번영의 상징이었을 기업이 재정 위기로 흔들리고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코인이 어느 날 폭삭 추락하기도 한다. 예나 지금이나 이 패턴은 변함이 없다. 시장은 영원한 상승이라는 단어를 허락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자산이라 해도 언젠가는 하락 국면을 맞이한다. 올랐으니 내리는 것이다.
제럴드 로브의 통찰은 이런 현상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오래 전부터 유지해왔다. 그는 “끝없이 오르는 종목은 존재하지 않고 손절 없는 투자는 망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거칠게 들릴 수 있지만 그 안에는 긴 투자 역사를 관통하는 기초 진리가 자리한다. 장기 보유로 대박을 노리는 투자자도, 단기 트레이딩으로 승부를 보는 투자자도 결국 손실 가능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로브는 손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사랑에 빠진 그 자산이 트레이더를 파국으로 이끈다고 경고했다. 그 사랑이라는 감정이 문제다. 어떤 종목이든 그것을 나의 일부처럼 여기게 되면 위험 신호가 와도 무시하게 된다. 떨어지는 칼날을 붙들며 언젠가 오를 것이라는 믿음만 더욱 키워나간다. 투자의 세계에서 사랑은 달콤함이 아니라 치명적 독이 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도 손실을 그저 방치해 결국 모든 것을 잃은 사례가 꾸준히 반복되었다. 20세기 초 대공황 시기에 부유층 인사들마저 절대 안전이라며 맹신하던 금융주가 폭락해 눈앞이 깜깜해진 일이 대표적이다. 21세기 들어서는 테크 버블, 부동산 폭락, 특정 가상자산 붕괴 등 굵직한 사례가 연달아 발생했다. 금융과 부동산, 심지어 금과 원자재까지 어느 하나 예외 없이 급락을 경험했다. 아무리 안정적이라 여겨지는 분야라도 예외는 없다는 말이다.
궁극적으로 투자는 하락이라는 단어와 함께 춤을 추는 행위다. 가치가 무조건 오르리라 믿고 들이밀다가는 언젠가 치러야 할 대가가 가혹하다. 성공적인 투자자는 그 하락을 통제 가능한 선에서 받아들이고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무너지는 상황은 피할 줄 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수익이 아닌 생존이라는 게 로브가 남긴 핵심 메시지다.
손절, 단순하지만 어려운 선택
주식이든 코인이든 처음에는 어느 지점까지 떨어지면 손절한다고 굳게 다짐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막상 그 시점에 다다르면 무수한 변명이 떠오른다. “여기서 더 떨어질 리 없어”, “금방 반등할 거야”, “수업료라 생각하고 보유하자” 등 이유는 가볍게 또 많이도 만들어진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손실을 회피하고 싶어 한다. 매도 버튼을 눌러 나의 실패가 현실이 된다는 생각이 두렵다.
로브는 “손절은 결국 자기 자신과의 약속”이라고 말한다. 손절가를 미리 정해두고 그것을 지키는 능력은 투자 실력보다도 심리적 단련에 가깝다. 시장이 내 예상을 벗어났을 때 빠르게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내면의 욕심과 자존심이 발목을 잡는다. 거액이 걸린 매매일수록 이 심리적 장애물은 더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절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의외로 단순한 논리를 따른다. 시장이 실수했는지 내가 실수했는지를 따져볼 필요 없이, 손절가는 내가 틀렸을 가능성에 대비하는 방어 기지라는 것이다. 손절까지 가는 상황 자체는 불쾌하지만,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가정이 없다면 투자는 위험천만한 도박이 된다. 그리고 그 도박에서 잃는 것은 한 번에 모든 것을 잃는 파멸로도 이어질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손절 없는 장기투자가 언제나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목소리다. 정말 확실한 펀더멘털을 가진 종목의 장기 보유가 훗날 큰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더러 존재한다. 다만 문제는 대다수가 자신이 그 특별한 종목을 고를 수 있다고 착각한다는 점이다. 확률적 관점에서 보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이들은 극소수다. 애초에 남들이 모두 아는 유명 자산이 무너질 리 없다고 믿는 것 자체가 맹점일 수도 있다.
손절의 목적은 손실 몇 퍼센트에서 도망가겠다는 협소한 계산이 아니다. 감정에 끌려 더 큰 손실을 키우는 것을 막고 기회비용을 다른 곳에 쓸 수 있게 해주는 출구전략에 해당한다. 잃을 상황까지 사전에 고려하여 대응하면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로브의 주장이다. 그 ‘오래 살아남는 것’이 장기적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기회를 포착하는 열쇠가 된다.
영원함을 믿지 않는 마음의 가치
어떤 이는 영원히 상승하는 종목을 찾고 싶어 하고 또 어떤 이는 인생을 역전시켜줄 코인을 기다린다. 그러나 역사는 단 한 번도 영원히 오르는 자산을 허락하지 않았다. 모든 게 해결되었다고 선언하는 순간 시장은 복병처럼 위기를 던져왔다. 거품은 사람들의 무관심과 자만이 최고조에 달할 때 터지곤 했다.
결국 알게되는 것은 안전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자산이든 시간이 흐르면 버블과 폭락의 교차점이 찾아온다. 그 사실을 아예 부정해버리면 매매 타이밍도, 대응 전략도 없는 무방비 상태가 된다. 자신이 특별하다는 생각도 오만하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소수의 탁월한 투자자가 승리하지만 그들도 단 한 번의 대실패로 모든 경력을 날려버릴 수 있다는 위험을 항상 생각하고 있다. 그들이 방어에 더 신경을 쓰는 이유다.
로브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영원히 오를 것처럼 보이는 자산이라고 해도 그러한 영원함이란 없다는 것이다. 단타든 장투든 불확실성은 늘 뒤따른다. 진정한 힘은 수익 극대화보다 손실 최소화에서 나온다. 사랑에 빠진 자산과는 과감히 결별할 줄 아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리할 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이후 다시 뛰어들어 더 나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맞는지 시장이 맞는지를 두고 사소한 싸움을 벌인다. 그러나 시장은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매정한 존재다. 그저 올라갈 때 오르고 내려갈 때 내릴 뿐이다. 진정한 투자 생존 전략은 시장의 그런 무심함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현실을 외면하고 자아를 지키려 할수록 더 큰 위험에 노출된다. 현명한 선택은 작은 타격에서 멈추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체력을 남기는 것이다. 이 작은 차이가 패자와 생존자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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