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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나다.
요새 일일 단위로 세 명을 괴롭힌다.
왜냐면.. 음.. 시작할 때는 무제한 요금제로 바꾼 이후로 테스트겸 했었는데, 요새는 그냥 한다.
통화 제한 걸리는 과거 요금제와는 다르게 제한이 없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매일 하고 있다.
한 사람당 길게는 40분, 적게는 5분 정도 통화하는 것 같다.
한 3~4일 지나자 뭔가 나를 피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심지어 하루에 세 번이나 통화를 거절 당한 적도 있다.
그러나 나는 상대방에게 "너를 괴롭히기 위함이다"라고 최초에 인지시켜 주었고 나름 당당하게 괴롭히고 있다.
딱히 할 얘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통화하는 게 좋다.
마냥 싫어할 줄만 알았는데 생각 외로 조곤조곤 답변도 잘 해주고, 자기만의 이슈를 먼저 꺼내기도 한다.
학교 다니면서 알바하는 놈은 겉으로는 내색 안 하지만 며칠 이야기 해보니 많이 바쁘고 힘들다고 했다. 학교 공부하랴 알바하랴.. 우리 같은 흙수저들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이 아닌가 싶다. 누구는 공부할 시간에 누구는 알바를 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은 좀 불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알바하기 싫어서 공부만 한 케이스지만.. 여튼.. 영어 작문할 때 모르는 거 물어보면 항상 정답을 알려주는 엘리트. 햄버거 가게에서 일 하는데, 햄버거 주워 먹는 재미가 꿀맛이라고.. 주말인데도 오후 11시까지 일하고 퇴근했다고 했다. 우럭따ㅠ 사실 안 우럭따.
다음은 10살 어린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는 놈. 이놈은 좀 이상한 놈이지만, 이놈도 내가 이상한 놈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대인 기피증이라면서 여자친구는 잘 만나러 다니는 케이스... 얘도 알바를 하는데 자취도 한다. 자취방 월세 내고 나면 남는 돈이 별로 없어서 뭐 치킨 같은 시켜 먹는 음식을 두려워할 줄 알았으나 의외로 당당한 편.. 하루에 두 번 사 먹을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점심은 돈까스 저녁은 탕수육 이런 식.. 그러면서 여자친구 만날 때 돈은 어디서 나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전화할 때만 사 먹는 것인지 혼란하다 혼란해.. 오늘은 세 근에 만원 한다는 전지?라는 돼지 부위를 사왔다고 하던데.. 목살과 앞다리 사이의 제일 저렴한 특수 부위라 카더라..
다음 놈은 군대 동기 놈. 병과 교육 때 맨날 꿀대대로 간다고 놀렸는데, 마찬가지로 힘들다고 한다. 맨날 같이 하는 얘기는 "회사 가도 정말 이럴까?"와 관련된 얘기.. 과장이 야근 시킨 얘기, 사고 친 얘기 등.. 교육 받을 때 부터 같은 생활관에 같은 병과에다가 같은 병과 학교에서 교육도.. 의외로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다. 그런데 최근엔 통화가 잘 안된다. 톡 날리면 보고 답변도 해주는데, 전화는 잘 안되는 편. 제일 나를 잘 피하는 놈.. 계속 끝까지 괴롭혀야지.
여담으로, 괴롭힌다고 얘기했지만, 사실 자꾸 누군가와 얘기하고 싶고 그런 것 같다.
여자친구한테는 할 얘기 없으면 제발 톡으로 하라고 혼나기도 했다ㅠ
오늘도 수고했다고 위로좀 해줘요 위로좀..
뭔가 혼자서 시간을 보내기엔 마음이 공허해진다거나 하는 게 아마 아재가 되어가는 것 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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