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은 선물 트레이더

산기대 학생이 보는 한국산업기술대

잊어버린 과거

다음학기를 마지막학기로 내년 2월에 학사 졸업예정이다. 곧 만 4년동안 다니게될 한국산업기술대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그래봐야 단순히 한명의 학생 입장이라 큰 영양가는 없겠지만.. 졸업하고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릴 내용일지도 몰라 적어놓는데 의미를 부여해본다.

 

 

 

 

가장 먼저 산기대를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보통 이런 생각의 루트를 갖는다. 라고 쓰고 내가 그랬다고 읽는다. 먼저 일단 200여개 여러대학 중 배치표에서 봤다 -> 한기대? 산기대? 뭐지? -> 아 한기대가 수능 더 점수대가 높은 대학이구나 -> 아 근데 한기대는 충남 병천에 있고 산기대는 경기도 시흥에 있다 -> 가까운 수도권 산기대 가거나 점수되면 한기대 가야지. 이정도.

 

내가 입학할 때 보다 점수대가 오르긴 했다. 약 3년전만해도 합격자기준 수능점수 세과목 백분위로 60후반~70초반이었던 수능점수대가 현재는 70중반~80초반정도가 되었다. 물론 한기대는 반영과목이 좀 다르긴 하지만 단순 점수대로만 보면 80중반~80후반 정도 되는 것으로 안다.

 

자 이제 산기대 입학했다 치자. 제일먼저 있는건 역시 오티인가. 2월 말 정도에 있다. 뭔가 수능 끝나고 타임리프했던 시간들은 잊고 신입생이 될 시간이 된것이다. 가면 뭐 술게임도 배우고 같이 수업들을 학생들 얼굴도 익히고 그정도로 기억한다. 물론 다른학교 붙어서 갑자기 안보이는 얼굴들도 있지만.. 근데 그런건 있다. 요새는 어떤지 안그러는데 내가 저학년때는 뭔가 학교에 무거운 칙칙한 분위기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학교행사나 이벤트나 대외활동같은 뭔가 대학생냄새가 나는 활발한 분위기가 없었다. 아마 개교한지 이제 15년정도밖에 안된 학교라서 그런가 싶다. 실제로 선후배 교류도 상당히 없는편. 학생회를 하거나 동아리를 하던가해서 인적 네트워크는 알아서 잘 구성해야되는거다. 근데 13년부터인가는 상당히 분위기가 밝아졌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누구는 텀프로젝트로 밤샐지경인데, 한구석에서 천막펴놓고 늦게까지 노는거보더니 같이가던 형이 젊다젊어.. 라고할 정도였으니.

 

근데 우리학교 산기대 놀러다닐거면 비추천한다. 사실 놀러다닐거면 그 어떤학교도 비추천이지만, 마음 속 누구나 가지고 있을 캠퍼스의 낭만같은 아름다운 꿈을 침해받으면서까지 놀러다닐필요는 없지않을까싶다. 공부및 연구를 위한 시설이라고 보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 캠퍼스는 마치 거대 기업연구소 시설과같은 도도한 느낌이 든다. 수업듣기에 최적의 거리로 건물이 들어서있어 기숙사 17층에서 E동5층 강의실까지 가는데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 대단한 효율을 보인다. 이 때 지나치는 캠퍼스 건물만 대략 10~12개정도 된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이게 캠퍼스건물의 한 80%정도 되는 것 같다.

 

아무튼 전공을 살려서 공부를 열심히 하려거든 우리학교는 좋다. 실제로 우리학교에는 가족회사라고해서 연결되어있는 기업이 약 4000여개가 된다. 그중에 학교에 연구실을 둔 기업은 한 500여개라 하던가.. 아무튼 그렇기 때문이 실제 기업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물론 교수님을 통해 연구소(EH라고 부른다. 엔지니어링 하우스)에 매일같이"출근"을 해야하지만... 당연히 용돈 나온다. 프로젝트 수행별로도 또 돈 나온다. 그리고 EH에서 일하는 학생들 대상으로 가끔 장학금도 주는걸로 알고있다. 아는분으로 부터 서류상 500 이라는 말을 들었기도 한데.. 실제로 얼마나 받았는지는 모르겠다. 암튼 요즘같은 획일화된 고스팩과 식스팩에 지친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학생들을 좋아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A프로젝트 기여 B프로젝트 기여 EH작품으로 공모전 입상 등등.. 처음듣는 단어등으로 일단 솔깃 하거든. 실제로 EH프로젝트를 메리트로 내세워 현대자동차 입사한 케이스가 있다. 고 들었다.

 

근데 요런 학생들은 전체 학생의 한 15%는 되려나. 그만큼 힘들게만드니까 잘 안하려고 한다. 근데 그만큼 전공 살리고 싶어하는 엘리트들이 비교적 많다. 가끔 방송에 나오는 산기대 학생들도 바론 요런애들이 주다. 실제로 기숙사 건물에 자기가 출근하는 연구실이 상당히 많은데 이런경우 새벽 4시정도.. 아니 해뜨기전까지 있더라도 문제없다.. 라고 생각한다나... 사실 연구실별로 분위기나 강도는 매우 상이하며, 나는 연구실 안들어가봐서 연구실 얘기는 여기까지.

 

 

 

 

그리고 학교에서 매번 강조하는거. "우리는 국가로부터 무한한 관심을 받고있다". 실제로 산기대는 현 명칭 국가기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설립했으며 시작부터 "산학협력 특성화" 대학으로 출발했다. 가족회사니 EH니 하는 개념도 산기대에서 만들어진 개념이며, 실제로 산학협력과 관련된 국책사업은 전부다 휩쓸고 있다. 그래서 12년도 한해동안 딴 사업들을 통해 건물이 4개가 추가되기로 약속된바있고 현재 그중 2개가 완성되었다. 완성된 건물들 층수만 따지면 20층이상. 아 그리고 기숙사건물이 한 600억원정도 된다던데 이 건물은 노무현 전 대통령 학교방문 때 지어준 것으로 알고있다. 참고로 새 건물은 대부분이 공-사 기업연구소와 일부 강의실로도 활용되고 편의시설도 들어온다. 누가 영화관 들어오면 좋겠다고 드립을 날렸었는데..

 

 

 

 

 

인풋대비 아웃풋이 훌륭한대학 정도로 받아들여도 나쁘지않다. 근데 학생입장에서는 이게 또 많이 아쉬운면이기도 하다. 선진화되어 감성이 묻어난다거나 그런느낌이 없다. 지금 막 산업화되고 있는 느낌 딱 그 상태다. 물론 이건 느낌의 개인차가 있는 것이므로 미래의 산기대 학생들은 알아서 잘 해쳐나가기 바란다.

 

산기대 랜드마크인 기숙사 얘기를 잠깐 하자면 이렇다. 기업연구소+기숙사+편의시설로 이루어져있다. 층수는 18층. 17층에 딱 한번 살아봤는데, 해질 때 되면 창 밖 풍경이 참 아름답다. 반짝거리는 바다와 노란 햇빛에 물들어버린 시흥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휴게실 방향으로 방을 잡으면 무슨말인지 알아차리기 쉬울 것이다. 편의시설이라하면 뭐 그리 대단한거같지도 않다 이제. 치킨집, 호프집, 편의점, 미용실, 세탁소, 당구장, 카페2개, 6층작은공원, 헬스장 정도? 개인적으로 코인노래방이 생겼으면 하는데 관리하는입장에선 딱히 달가워하지않는 눈치. 기숙사야 뭐 좋다. 냉난방 되고 냉온수 되고 침대있고 책상있으면 그만이다. 더 바랄것도 없다. 그리고 기숙사 모양을 잘 보면 스타1의 배럭처럼 생기기도 했다.

 

 

 

 

동아리? 한두개정도 하면 좋다. 하나도 안하면 정말 암울할지도 모른다. 요새는 많이 좋아졌다지만 가끔 습격하는 공단의 악취와 궂은날씨등은 학생들을 더 슬프게할지도 모른다. 그치만 물론 좋은 인적 네트워크를 원한다면 학생회나 동아리 말고 연구실을 추천하는바다. 단순히 과 외 활동적인 측면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아니면 타대학 연합동아리나 타대학 학생들과의 스터디를 해도 좋다고 본다. 못해봐서 아쉬워서 하는 소리다.

 

등록금 얘기를 잠깐 하자면 이렇다. 나같은 산업대시절 학생은 듣는학점대로 등록금을 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학기에 3학점밖에 안듣는 내 지인은 등록금이 70만원이 안된다. 그러나 12학번인가 일반대 학생들부터는 고정이다. 공과대학기준 450만원정도된다. 사립공대 기준으로 평균치라고 보면된다. 국립대가 아니고선 450보다 적게내는 공과대학은 몇 없다. 근데 요새는 집이 가난하다면 가난한만큼 장학금을 많이 주는 국가장학금 제도가 있어서 체감 등록금은 300만원 중후반인 경우가 많다. 만약 학과 공부를 열심히해서 전액 장학금을 타고싶다면 24학점을 신청하고 평점은4.5를 맞으면 된다. 그게아니고 A장학금(350)정도로 만족하면 16학점 이상 정도에 평점4.5를 맞으면 된다. 많은 학과들이 4.4평점 부터는 A장학금(B는 250)을 지급하지 않는다. 즉, 학교 외부 장학금을 노리는 것이 현명한 경우가 많다. 검색은 본인들이 알아서.

 

그리고 취업률의 비밀? 우리 학교는 취업률이 굉장히 좋다. 졸업하자마자 바로 100% 취업되는게 사실은 아니다. 이미 졸업하기전에 취업지원센터나 지도교수님의 도움(학교추천, 교수님추천 이란게 있다)으로 취업이 되는 케이스가 많은 것으로 알고있고 학교 교과중에도 정규직 전환 보장되는 인턴쉽 프로그램이 있으며, 기업에서 학교에 와서 하는 취업교육및 취업연계 프로그램이 있고, 그외 리쿠르팅이라던지 EH에 눌러앉는 경우 등등.. 최소한 백수될 걱정이 없는게 특징이랄까. 취업안하는 경우는 거의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딱히 메리트도 없고 학업성적도 매우 떨어지는 진짜 졸업장을 돈내고 산것같은 경우 혹은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 다른경우는 못본 것 같다. 이는 취업깡패라 불리는 전기전자, 화학공학, 기계공학. 줄여서 전화기 과도 당연히 적용된다. 최악의 경우 핵심 전필과목에서 B0이상(상위 70%)은 맞아두자. 그럼 어떻게든 될거다. 라고 생각을 한번정도 해본다.

 

 

 

 

 

마지막으로, 본인의 미래는 본인이 개척해야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한국산업기술대가 아니더라도 열심히 하는 학우는 어디서든 열심히 하여 두각을 나타낼 것이며 열심히 하지않는 학우는 어디가서든 열심히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환경이 아니다. 습관이다. 공부를하면서 술을 깨는 정도의 경지에 다다른 친구도 있었다.. 1등브랜드의 가치는 본인이 창조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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