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과 마케터가 당신의 '시스템 2'를 마비시키는 기술

솔직하게 인정하자. 당신은 스스로가 꽤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믿고 있다. 물건 하나를 살 때도 가격 비교를 하고, 뉴스를 볼 때도 팩트를 체크하며, 사기꾼의 얄팍한 수작 따위는 단숨에 간파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 때까지 당신이 내리는 수천 가지의 결정들이 오로지 당신의 명료한 자유 의지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고 믿는 그 확신.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완벽한 착각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당신의 뇌가 당신을 안심시키기 위해 지어낸 거대한 연극이다.이 연극의 무대 뒤편을 적나라하게 까발려보자. 당신의 머릿속, 즉 두개골이라는 단단한 껍질 안에는 거대한 사무실이 하나 있다. 그곳에는 딱 두 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이 이름 붙인 '시스템 1'과..

HUMAN: EXPLOIT 2025. 12. 2.
왜 당신의 높은 지능은 당신을 호구로 만들까?

금요일 밤 11시.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쓴 당신의 눈동자가 맥북 화면 위를 빠르게 훑는다. 엑셀 시트에는 여행 경비가 원 단위까지 정리되어 있고, 브라우저 탭은 열 개도 넘게 열려 있다. 당신은 꽤나 합리적인 소비자다. 아니, 스스로 그렇다고 믿는다. 마케팅의 원리도 알고, 행동 경제학 책도 몇 권 읽었다. 그런데 지금 당신의 눈앞에 그 놈이 나타났다."현재 12명이 이 숙소를 보고 있습니다. 잔여 객실 마지막 1개!"새빨간 글씨. 촌스러운 폰트. 당신은 입꼬리를 비틀며 비웃는다. "이건 전형적인 희소성 마케팅이야. 실제로 방이 하나 남았을 리 없어. 그냥 데이터베이스에서 임의의 숫자를 띄우거나, 다른 플랫폼에 풀린 물량은 제외한 거겠지." 당신의 대뇌피질은 이 상황을 완벽하게 분석했다. 이 경고는 ..

HUMAN: EXPLOIT 2025. 12. 2.
미완성의 저주를 끝내는 '뇌의 새로고침 버튼'은 어디에 있나?

여기, 당신의 머릿속을 맴도는 지독한 유령이 하나 있다. 어제 실수로 보낸 카톡 하나, 면접관의 미묘한 표정, 헤어진 연인이 남긴 마지막 말의 의미, 그리고 아직 결제하지 않고 장바구니에 담아둔 원피스 한 벌. 이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당신의 뇌를 노크한다. "나 아직 안 끝났어."우리는 흔히 기억력이 좋은 것을 '지능'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진짜 지능은 기억하는 능력이 아니라, 적절한 타이밍에 '망각'하는 능력에 있다. 당신이 밤잠을 설치는 이유는 기억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뇌가 종료 버튼을 찾지 못해 과부하에 걸렸기 때문이다.오늘 우리는 1920년대 비엔나의 한 카페로 시간 여행을 떠날 것이다. 그곳에서 한 웨이터의 기묘한 행동을 관찰하고, 그 행동 뒤에 숨겨진 인간 심리의 가장 강력한 법칙 하나..

HUMAN: EXPLOIT 2025. 12. 2.
게으른 당신은 지극히 정상이다: 인류 생존의 비밀 코드, '귀찮음'

일요일 오후 2시. 당신은 지금 소파와 완벽한 물아일체의 경지에 올라 있다. 해야 할 일은 산더미다. 밀린 빨래, 다음 주 보고서 초안, 몇 달째 등록만 해두고 기부 천사가 되어버린 헬스장. 머리로는 알고 있다. "움직여야 해. 지금 일어나야 해." 하지만 당신의 몸은 마치 중력이 10배는 강해진 행성에 불시착한 우주인처럼 꿈쩍도 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스크롤을 내리는 엄지손가락을 제외하면, 당신은 사실상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잠시 후, 어김없이 그 손님이 찾아온다. 끈적하고 불쾌한 감정, 바로 '죄책감'이다. "난 도대체 왜 이 모양일까. 난 구제불능의 게으름뱅이야."틀렸다. 당신은 구제불능이 아니다. 당신은 지극히 성공적인 진화의 결과물이다. 당신이 지금 소파에서 일어나기 싫어 몸부림치는 그..

HUMAN: EXPLOIT 2025. 11. 30.
당신의 '긍정'이 쓰레기인 이유. 망상과 야망의 결정적 차이

솔직해지자. 당신의 다이어리, 혹은 방 벽 어딘가에 붙어 있는 그 화려한 '비전 보드' 이야기다. 드림카, 펜트하우스, 완벽한 몸매, 통장에 찍힌 수십억의 잔고. 당신은 매일 아침 그것을 바라보며 주문을 외운다. "나는 할 수 있다. 우주는 나를 돕는다. 이미 이루어졌다." 가슴이 벅차오르고, 온몸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도는 기분이 들 것이다.그런데 묻고 싶다. 그래서 오늘 당신은 무엇을 했나?그 벅찬 가슴을 안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아니면 맛집을 검색하거나, 유튜브로 동기부여 영상을 보며 '언젠가 성공할 나'에 취해 3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나?만약 그랬다면, 미안하지만 당신은 긍정적인 사람이 아니다. 당신은 그저 '긍정이라는 마약'에 취한 환자일 뿐이다.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행동이 수반되..

HUMAN: EXPLOIT 2025.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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