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톰 단테가 발견한 손절의 본질
“가격은 흔들려도 구조는 살아 있다.” 트레이더 톰 단테(Tom Dante)가 실패의 늪에서 건져 올린 이 명언은 손절에 대한 그의 세계관을 집약한다. 그는 초기에는 손절가를 짧게 가져가라는 통념을 따랐다. 그러나 시장은 늘 직전 저점과 고점 아래 부분을 약속이라도 한듯 그를 떨궈냈다. 패턴은 반복됐다. 그때마다 가격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고 그는 허탈감만 안았다. 이 굴레를 의문으로 바꾼 질문이 바로 “가격이 몇 틱 깨졌다고 해서 내가 정말 틀린 걸까?”다. 그 물음은 그에게 구조(structure)라는 개념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구조란 단순한 고점이나 저점과 같은 특정 지점이 아니다. 다중 참여자가 동시에 여기만은 지켜야 한다고 인식하는 지지, 저항의 마지노선이며 시장 심리와 유동성의 지형도가 겹쳐지는 지점이다. 오늘은 이러한 구조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무너지는지와 무너지기 전까지는 버티고 무너지는 순간에는 미련 없이 물러나는 손절의 본질을 알아보자.
시장의 날카로운 이빨과 트레이더의 생존
톰 단테가 직면했던 최초의 벽은 스탑 헌팅(손절 유도, 손절 물량 털기)이라 불리는 관문이었다. 고빈도 알고리즘과 큰손들은 유동성이 뭉친 지점을 한순간 파고들어 손절가에서 물량을 쓸어 담는다. 다른 사람이 손절가를 설정하는 자리가 곧 사냥터가 되는 이유다. 단테는 수차례 그 자리에서 밀려났다. 그렇게 그는 그가 설정한 손절 지점이 위험 회피가 아니라 손실 예약이라는 역설을 통감했다.
그 깨달음 이후 단테는 차트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가격이 하락했다가 빠르게 되돌아오는 구간, 눌림을 줄 때마다 일정 가격대에서 거래량이 모이는 구간, 1시간, 4시간, 날 봉이 일정하게 정렬되는 국면 등 모든 곳에서 그는 구조적 흔적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구조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는 것을 알아냈다.
첫째는 가격이다. 이곳은 수평선(지지, 저항)과 추세선, 패턴 넥라인 같은 시각적 경계로 표현된다. 둘째, 거래량이다. 실제 돈이 오간 자국이며 볼륨 프로파일의 뚜렷한 계단이나 POC 같은 유동성 블록이 여기에 속한다. 셋째는 심리다. 라운드 넘버, 최근 고점, 저점과 같이 보통 중요하다고 트레이더 사이에서 간주되는 숫자에는 집단 심리가 쌓인다. 이 세가지 요소가 동시에 겹쳐질 때 구조는 더 단단해진다.
단테가 발견한 생존의 비결은 간명했다. 구조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노이즈이지만 구조가 꺾이는 순간부터는 시그널이다. 생존 여부는 그 경계를 감지하고 인정하는 것에 달렸다. 그는 구조가 지켜지는 국면에서는 스탑을 넓게 두어 숨 쉴 공간을 확보하였으나 구조가 무너지는 순간에는 시장과 화해한다며 단칼에 손절했다. 결과적으로 승률은 대동소이했지만 손익비가 뛰어오르고 자본 회전과 정신적 소진에서 결정적 격차가 발생했다. 짧고 빈번했던 공포 기반의 손절은 사라졌고 대신 구조적 분석 기반의 손절이 남았다.
그가 말하는 구조 붕괴 신호의 기준은?
- 명확한 돌파(Clear Break)
꼬리가 아닌 캔들 몸통 전체가 지지·저항 레벨을 통째로 삼킨다. 종가가 지지나 저항선을 돌파하여 마감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 되돌림 실패(Retest Failure)
돌파 후 가격이 다시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려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꼬리를 남긴 채 되떨어진다. 시장 참여자들이 신뢰할 만하지 않다고 집단으로 체념하는 순간이다. - 거래량 스파이크(Volume Spike)
돌파 캔들에서 체결량이 최근 평균의 150% 이상 치솟는다. 이는 돈이 실제로 투입되었다는 의미이며 이러한 돌파는 구조 붕괴로 승격된다. - 다중 시간 프레임 정렬(Timeframe Alignment)
분봉 단위의 작은 타임 프레임이 아닌 1시간, 4시간, 일간, 주간 타임 프레임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레벨을 깨뜨리는 경우가 있다. 이는 시장의 큰내러티브가 변했음을 의미한다. - 지표들의 승인(Indicator Confluence)
EMA 50·100·200, VWAP, 볼린저밴드, ATR 밴드, OBV 등 복수 지표가 일관성 있는 시그널을 보내오는 것이다. 단일 지표의 우연이 아니라 집합적 신호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단테의 철학은 "손절은 패배 선언이 아니라 에너지 재배치”라는 점에서 특유의 정체성을 갖는다. 구조가 살아 있는지 꺾였는지를 객관적 데이터와 심리적 맥락으로 동시에 살피는 습관이 필요하며 이는 자산 시장뿐 아니라 경력과 삶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도 유효하다.
돔 단테는 자신이 겪은 실패를 거울 삼아 구조라는 새로운 좌표계를 열어젖혔다. 시장은 노이즈로 가득 하지만 구조가 붕괴되는 순간 모든 노이즈가 하나의 신호로 수렴한다. 손절은 그 신호를 읽고 자본과 시간을 더 의미 있는 곳에 재배치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그러니 구조가 살아 있을 때는 믿음을 구현하고 구조가 허물어지는 순간에는 과감한 용기를 발휘하자. 그것이 단테가 수천 번의 손절 끝에 발견한 손절의 본질이다.
'취미로 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트코인 오랜만에(매매일지) (0) | 2025.05.08 |
---|---|
언젠가 이기는 100% 승률 전략? 실제로는 100% 청산 당하는 전략 (0) | 2025.05.07 |
은퇴하는 워렌 버핏이 추천한 미국의 이 산업, 그의 마지막 투자 전략은? (0) | 2025.05.05 |
매물대, 추세선 원리가 뭔지도 모르고 쓰고 있었나요? (0) | 2025.05.05 |
망할 것 같다고 말했던 파일 코인 근황(매매일지) (0) | 2025.05.04 |
망치형? 장악형? 캔들 패턴은 시드를 갈아먹는 사기일까 (0) | 2025.05.02 |
주식 갭 분석? 아직도 그걸 믿는 사람이 있다? 어디까지 속고 있을까 (0) | 2025.05.01 |
2025년 4월 트레이딩 성과 결산(매매일지) (0) | 2025.04.30 |
채굴기가 꺼지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다? 채굴자의 비명과 가짜 희소성 (0) | 2025.04.29 |
투기꾼이 필요 악이라고? 투자와의 차이점까지 (0) | 2025.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