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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장에서 워런 버핏은 은퇴 선언과 함께 “미국 전기·에너지 부문은 앞으로도 거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그의 발언 뒤에는 두 개의 숫자가 교차한다. 하나는 2025년 1 분기 말 버크셔가 쌓아 둔 사상 최대 현금 3477억 달러, 다른 하나는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BHE)가 2027년까지 송배전, 재생에너지 인프라에 집행하기로 한 270억 달러 투자 계획이다.


버크셔의 현금과 전력망이 말하는 것

① 드라이파우더 전략의 귀환
버핏은 통상 “비 온 뒤 헐값"이 아니면 도통 지갑을 열지 않는다. 2024년 말 3342억 달러였던 현금이 한 분기 만에 135억 달러 더 늘어난 배경도 마땅히 살 만한 자산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주가가 치솟은 빅테크나 고평가된 사모펀드 지분 대신 그는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 5%대 단기국채로 이자 수익을 버는 쪽으로 사실상 관망을 택했다.

 

그러나 이러한 관망은 방관이 아니다. 1987년 블랙먼데이, 2008년 금융위기에서도 버핏은 무너진 가격에 골드만삭스나 GE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수십 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현금은 그의 말처럼 “공포가 만연할 때 탐욕을 쥐고 뛰어들 엔진”이다. 지금 그 엔진이 향하고 있는 좌표가 에너지 섹터, 특히 규제산업인 유틸리티와 고성장 재생에너지다.

 

 

② 왜 하필 전략일가? AI가 키운 전기 갈증

미국 남동부를 예로 들면, 서던컴퍼니는 2024년 1 분기 데이터센터 전력 판매가 전년 대비 12% 늘었다고 밝혔다. AI 모델 학습·추론 서버는 24시간 냉각용 전력을 빨아들인다. 전미전력협회(EPRI)는 2028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연 6%씩 늘 것이라 전망한다. 전력과 같은 공익사업은 GDP만큼만 성장하던 사업이었지만 이제는 전기차, 히트펌프, AI 서버가 직류, 교류를 가리지 않고 전기를 먹어치우고 있다.

 

시장도 이를 감지한다. 넥스트에라에너지(NEE)는 2025년 들어 52주 저점 대비 20%가량 반등했지만 여전히 2021년 고점에 못 미친다. 성장성은 남았는데 가치는 여전히 저평가되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도미니온에너지(D), 서던(SO), 듀크에너지(DUK) 등은 배당수익률 4% 안팎에 현금흐름이 안정적이어서 예금과 성장 모두를 잡기도 한다.

 

 

③ 송배전이라는 병목, 그리고 지구 반대편 리스크

결정적 단서가 하나 더 있다. 2024년 여름 스페인·포르투갈을 덮친 대정전은 재생에너지 급증 + 노후 송전망이 어떤 혼란을 부르는지 보여 줬다. EU가 2050년까지 2조 달러를 송배전에 넣어야 한다면, 더 분산적이고 더 전력집약적인 미국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BHE의 270억 달러 투자 계획은 단순 확장이라기보다 병목 해소를 위한 대비에 가깝다.

 

버핏은 오래전 “설탕물 팔 회사(코카콜라)를 고른 이유요? 100년 뒤에도 사람들이 마실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에요.”라고 말했다. 오늘날 그는 “100년 뒤에도 사람들은 전기를 더 쓰고, 더 멀리 보내며, 더 깨끗하길 원한다”는 점에 베팅하고 있다.


포스트 버핏 시대, 남겨진 우리들의 숙제

① 정책 당국: 정책 진행 속도와 투자
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2024년 ‘300 기가와트의 대기 중인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송전 트래픽잼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송배전의 리스크는 규제보다는 투자 공백이 더 큰 리스크다. BHE 같은 민간 자본이 먼저 깃발을 꽂으면 공공 정책도 보조를 맞추지 않을 수 없다.

 

 

② 개미 투자자: 잘 사모으는 법
버핏이 주주들에게 늘 하는 말은 “모르는 종목은 건드리지 마라”다. 그러나 전력과 같은 익숙한 공공재는 이해 장벽이 낮다. 인덱스, ETF로 전력과 인프라 섹터를 묶어 담거나 배당이력 10년 이상인 우량주를 골라 버티는 전략이 유효하다.

 

중요한 것은 버핏이 쓰는 주요 지침에 어느 정도나 해당되는지 여부다. 1) 배당이 끊긴 적 없는가. 2) 부채비율이 과도하지 않은가. 3) 규제 리스크 대비 보장수익률(ROE)가 합리적인가. 주가가 반토막 나더라도 배당과 현금흐름이 유지되면 내재가치는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

 

 

③ 그렉 에이블 이후...
버핏이 CEO 자리를 넘길 그렉 에이블은 BHE를 키워 온 인물이다. 에이블이 첫 시험대로 삼을 가능성이 높은 분야가 바로 전력 인프라다. 고도로 규제된 산업에서 다년간 실적을 내 본 경험은 안정적 현금과 낮은 변동성에 초점을 맞춘 버핏 철학과 결이 같다. 승계가 끝나면 시장은 주로 두 가지를 보고 평가할 것이다. ① 에이블이 현금 창고를 언제 어디서 개방할 것인가. ② AI, 전기차, 도시 난방을 모두 먹여 살릴 전력 대동맥을 얼마나 빨리 개통하는가.

 

 

마지막으로 버핏은 주주총회 연설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시장 전체를 이기려 애쓰지 마십시오. 우리가 할 일은 세상이 필요로 하는 길목을, 세상이 두렵게 돌아설 때 지키는 것입니다.” 그 길목은 지금, 345 기가와트 시대를 코앞에 둔 미국의 전력망 위에 서 있다. 그렇게 3477억 달러의 예치금은 두려움이 기회로 바뀌는 순간을 기다리고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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