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뷔페, 드디어 단골손님 등장?

오늘의 이야기는 태평양 한가운데서 시작돼요. 지도에도 안 나오는 섬, 바로 태평양 거대 쓰레기 섬(GPGP)이죠. 한반도 면적의 7배가 넘는 이곳은 사실 섬이 아니에요. 인류가 버린 플라스틱이 모여 만들어진 거대한 플라스틱 국, 아니 플라스틱 죽이라고 해야 할까요?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이곳에서, 아주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이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에 터를 잡고 사는 신상 박테리아 군집이 발견된 거예요! 🧐

플라스틱을 냠냠, 신기한 미생물의 발견

과학자들이 태평양 거대 쓰레기 섬에 둥둥 떠다니는 플라스틱 조각들을 수거해 분석해봤어요. 그랬더니 세상에. 플라스틱 표면에 다닥다닥 붙어 사는 미생물들을 발견한 거죠.

이게 뭐가 그렇게 대단하냐고요?
그냥 붙어 사는 게 아니었어요. 이 녀석들, 플라스틱을 주식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마치 우리에게 밥이 주 에너지원이듯, 이 박테리아들은 플라스틱을 분해하며 나오는 탄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거예요. 한마디로 플라스틱을 먹고사는 생명체가, 인류가 만든 최악의 쓰레기장 한복판에서 발견된 겁니다.

이 발견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려줘요.
자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고, 어떻게든 스스로를 정화할 방법을 찾아낸다는 것. 그리고 이 박테리아 군집은 다른 해양 생물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데요. 일부 박테리아는 항생 물질을 만들어내서 다른 미생물의 접근을 막는 등, 플라스틱 위에서 그들만의 작은 생태계를 이루고 있었죠. 신기하지 않나요? ✨

어쩐지… 처음 보는 일이 아니라고?

사실 자연이 스스로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어벤져스’를 내보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혹시 과거의 끔찍했던 기름 유출 사고들을 기억하시나요?

2010년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 때, 시커먼 기름이 바다를 뒤덮어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영웅처럼 등장한 것이 바로 유류 분해 미생물이었습니다. 이 미생물들은 기름을 먹어치우며 빠른 속도로 바다를 정화해 나갔죠. 과학자들은 심지어 이 미생물들이 더 활발하게 활동하도록 영양분을 뿌려주며 ‘기름 분해 작전’을 돕기도 했고요. 우리나라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때도 이 작은 영웅들의 활약이 있었답니다.

자, 다시 플라스틱 이야기로 돌아와 볼까요?
기름을 분해하는 미생물이 있었듯,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이 발견된 것. 이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감이 오시죠? 인류가 100년 넘게 골머리를 앓아온 문제를 해결할 아주 중요한 실마리를 자연이 직접 우리 손에 쥐여준 셈이니까요.

그럼 이제 플라스틱 걱정, 진짜 끝? 🤔

아쉽지만, 그건 아닙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이 박테리아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속도는 매우 느려요. 태평양의 쓰레기 섬을 이 녀석들만 믿고 맡겨두기엔… 아마 수백, 수천 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또, 이 박테리아를 인공적으로 대량 증식시켜 바다에 푸는 것이 과연 안전할까? 하는 문제도 남아있죠. 생태계는 아주 복잡하고 예민해서, 섣부른 개입은 또 다른 재앙을 낳을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희망은 충분해요!
과학자들은 이제 이 박테리아가 어떤 효소(enzyme)를 사용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지 연구할 수 있게 됐어요. 만약 그 원리를 완벽히 파악한다면? 어쩌면 우리는 이 효소를 대량 생산해서, 수거된 플라스틱을 안전하게 분해하는 거대한 ‘플라스틱 처리 공장’을 만들 수도 있을 거예요. 바다에 직접 투입하는 대신, 안전한 시설 안에서 자연의 방식으로 플라스틱을 처리하는 거죠.

결국 이번 발견은 ‘자연이 다 해결해줄 거야!’라는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자연이 힌트를 줬으니, 이제 우리가 풀어보자!’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겨준 것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요. 하지만 동시에, 자연이 보내온 이 작은 구원투수의 등판은 인류에게 큰 희망과 영감을 주는 것도 분명합니다. 자연이 건넨 작은 힌트, 우리가 풀어야 할 큰 숙제. 앞으로의 연구 결과를 함께 지켜보자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