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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굳이 발치해야 할까?

사랑니는 남자는 대개 17세부터, 여자는 이보다 조금 빠른 시기에 어금니 뒤쪽으로 올라온다. 애매하게 나거나 잇몸 속에 묻힌 채 매복된 경우가 흔하다. 이런 사랑니가 통증이나 염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면 굳이 제거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실제로 세계적인 치과 단체 중 일부는 문제가 없는 사랑니는 지켜보는 것이 낫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염증이 동반되거나 인접 치아에 손상을 주는 상황이라면 발치가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실제로 연구 결과를 보면, 완전히 노츨된 사랑니라도 칫솔질이 쉽지 않아 충치나 치주염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통계가 적지 않다. 영국 치의학 저널에 따르면, 사랑니가 부분적으로만 잇몸을 뚫고 올라온 이들 중 60% 이상이 주변 잇몸 염증과 구취를 호소했다는 보고가 있다. 방치하면 염증이 뼈나 신경조직까지 확산되어 일상생활에 심각한 불편을 준다. 결국 사랑니 발치는 단순 치과 시술을 넘어,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판단으로 작용한다.


한 번에 여러 개를 뽑으면 무리인가?

두 개를 발치하는 것과 네 개를 한 번에 뽑아내는 것은 그 부담감이 단순히 두 배, 혹은 네 배로만 나뉘지 않는다. 한쪽만 아픈 경우에는 반대편으로 식사를 하거나 씹는 대신한 움직임이 가능하지만, 양쪽이 동시에 아프면 고통을 피하기 어렵다. 음식 섭취는 물론, 대화나 업무 집중까지 영향을 준다. 발치 부위가 늘어날수록 두통, 턱의 뻐근함, 피로감이 겹쳐오며 이를 관리하기 위한 소모적 일과가 지속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른 회복 부담으로 이어진다.

 

한편 수술 시간과 마취 비용,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이기 위해 네 개를 한 번에 제거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회복력에 자신이 있는 젊은 층은 오히려 한 번에 처리해 버리는 편이 정신적으로 덜 번거롭다고 말한다. 미국 구강악안면외과학회 조사에 따르면, 4개 동시 발치를 진행한 상남자, 상여자 중 65%가 “고통스럽지만 시간이 단축돼 결과적으로 편했다”고 응답했다. 다만 흡연자, 면역질환 보유자, 당뇨 등이 있는 경우에는 4개 동시 발치가 감염 위험과 염증 반응을 과도하게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경고되어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 어떻게 대비할까?

사랑니 발치 후 가장 흔히 거론되는 합병증은 건성소켓이다. 발치 부위의 혈병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거나 탈락하면, 노출된 뼈가 예민해지면서 극심한 통증과 구취, 염증을 동반한다. 아래턱 사랑니 발치 시 최대 30% 정도나 발생 위험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흡연, 잘못된 양치 습관, 빨대를 통한 음료 섭취 등으로 발치 부위를 자극할 경우 이 위험은 더 높아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처음 48시간 동안은 발치 부위를 건드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침을 자주 뱉거나 강한 가글로 입안을 세차게 헹구는 행위도 좋지 않다. 냉찜질은 발치 직후 2일간 통증과 붓기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며, 그 뒤에는 온찜질로 전환해 주는 것이 전신 순환과 염증 완화에 이롭다는 결과가 여러 임상연구로 제시되어 있다. 부득이 건성소켓이 생긴 경우, 치과에 내원해 소독과 드레싱을 진행하면 대개 7~10일 내 통증이 가라앉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기 몸 상태와 생활습관을 염두에 두고, 수술 전후 관리와 휴식을 충분히 계획하는 것이다.

 

발치는 결코 가벼운 결정이 아니다. 치아 하나가 벌어지는 일이어도 구강 환경 전체와 심리적 안정에 파장을 가져온다. 최근에는 치과 기술 발전으로 사랑니 발치 자체가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안전해졌지만, 합병증이나 생활상의 불편까지 줄이려면 ‘언제, 몇 개를, 어떤 방식으로 발치할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 수집과 준비가 필수적이다. 전문의와 상의하고, 스스로의 생활 패턴을 돌아보며 결정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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