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캔들을 보라는 말은 캔들의 강도를 보기 위함?차트는 늘 인간의 시선과 욕망이 뒤섞인 거대한 추상화 작품 같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은 그 선과 색의 조합에서 신성처럼 여겨지는 추세를 찾으려 혈안이 된다. 모든 것은 상승과 하락이라는 간명한 이분법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의 흐름이 단지 위로 혹은 아래로만 구분된다면 예술도 문학도 인생도 이렇게 복잡하지 않았을 것이다. 캔들 하나하나가 품고 있는 내면의 강도와 방향성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그래서 누군가는 종가와 시가의 간극, 고가와 저가 사이의 미묘한 차이, 거래량의 쌓임과 갭의 발생 같은 순간을 놓치지 않고 관찰하려 한다. SOTT(Signs of the Times)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고전적인 이동평균 지표처럼..
편견과 통증 사이에 서다조지 소로스라는 이름에는 수많은 일화가 뒤따른다. 그는 영국 파운드화를 무너뜨렸다는 악명 높은 이야기에서부터 반사성 이론을 통해 시장에 대한 철학적 통찰을 전파한 거물 투자자라는 이야기까지. 그러나 그 많은 에피소드 중에서도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허리 통증을 통해 시장의 변화를 감지했다는 이야기다. 그가 진심으로 허리 통증을 예지 신호처럼 활용했는지는 검증하기 어렵다. 하지만 시장의 잘못된 흐름을 허리로 먼저 느꼈다고 고백한 것은 널리 회자되는 사실이다. 허리 통증이 심해질 때 소로스는 자신의 포지션 혹은 전체 흐름에 모종의 오류가 있음을 의심했다고 한다. 두통이나 복통도 아니고 허리 통증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허리는 신체의 축이다. 상체와 하체를 지탱하고 작은 틀어짐도..
오래된 풍요의 환상, 그리고 현실의 균열한국 사회가 몇 번의 경제적 고비와 국제적 갈등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안착했다고들 말한다. 1960년대를 회상하는 목소리에서는 가난했지만 정은 넘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더불어 국가적 목표가 명확했고 온 동네가 아이를 함께 돌봐주던 시절이었다고 회고한다. 구체적 통계와 기록을 보면 그 시절에도 사람들이 느끼던 불안이 결코 작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았고 필수 물자나 생활 환경도 열악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자녀를 낳고 키우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지금과 달리 공동체가 촘촘했고 아이를 기르는 데 따르는 부담이 가족과 이웃으로 분산되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이런 과거의 안락함은 다소 미화된 기억에 가깝다. 당시에도 삶은 치열했고 교육 기회나..
시장의 역설, 인간의 자만어느 날 아침, 미국의 대형 투자사 CEO가 회의실에 들어섰을 때 모두가 잔뜩 긴장해 있었다. 전날 밤까지 강세를 보였던 채권시장이 돌연 하락세로 돌아섰고 파생상품에서 손실이 터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트레이더는 자신의 분석이 맞길 바라면서도 동시에 시장이 틀렸길 바라는 묘한 역설을 품고 산다. 하지만 시장은 그 누구의 바람도 들어주지 않는다. 예측한 대로 흘러가면 감사할 것이고 예상 외로 뒤집히면 도망칠 구멍을 찾느라 바쁘다. 이런 아이러니 속에서 오랫동안 회자되어 온 이름이 있다. 바로 마이클 스타인하트다. 그는 헤지펀드 업계에서 오랜 기간 독보적인 성과를 냈고 자서전이나 인터뷰에서 단호하게 주장했다. ‘틀림을 빨리 인정하지 못하면 시장이 훨씬 더 냉혹하게 응징한다’는 말이다..
돈, 욕망, 그리고 하락의 공식시장의 호황은 늘 달콤한 환상을 일으킨다. 사람들은 상승 차트를 보며 그 방향이 영원할 것이라 믿고 다음 목적지는 하늘 끝이이라 설렘을 품는다. 가격이 오른다면 이유 따윈 필요 없게 된다. 호재 뉴스 하나만으로도 낙관과 자신감이 폭발한다. 어디서나 “이 종목은 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심심찮게 한다. 그리고 누구도 그 말에 반론하지 않는다. 시장은 잘나가는 자에겐 축복의 성배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 발 뒤로 물러서면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모든 자산은 언젠가 하락한다는 점이다. 한때는 번영의 상징이었을 기업이 재정 위기로 흔들리고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코인이 어느 날 폭삭 추락하기도 한다. 예나 지금이나 이 패턴은 변함이 없다. 시장은 영원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