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굳이 발치해야 할까?사랑니는 남자는 대개 17세부터, 여자는 이보다 조금 빠른 시기에 어금니 뒤쪽으로 올라온다. 애매하게 나거나 잇몸 속에 묻힌 채 매복된 경우가 흔하다. 이런 사랑니가 통증이나 염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면 굳이 제거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실제로 세계적인 치과 단체 중 일부는 문제가 없는 사랑니는 지켜보는 것이 낫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염증이 동반되거나 인접 치아에 손상을 주는 상황이라면 발치가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실제로 연구 결과를 보면, 완전히 노츨된 사랑니라도 칫솔질이 쉽지 않아 충치나 치주염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통계가 적지 않다. 영국 치의학 저널에 따르면, 사랑니가 부분적으로만 잇몸을 뚫고 올라온 이들 중 60% 이상이 주변 잇몸 염증과 구취를 호소..
왜 ‘검정’이라는 부재가 이렇게 선명하게 다가오는가?빛이 없음을 가리키는 검정은 색이 아니라는 견해가 오래전부터 주장되어 왔다. 파장이라는 물리적 실체가 없으니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검정은 분명히 색채로 취급된다. 수많은 예술 작품과 디자인, 심지어 디지털 기기에서도 검정은 하나의 구체적 선택지이다. 이 아이러니는 결국 인간의 지각이 빛의 부재마저 현존으로 받아들이는 묘한 작용에서 비롯된다.거대한 물리 우주와 달리 우리의 뇌는 어떠한 감각 결핍도 하나의 의미로 해석한다. 눈을 감으면 시각의 결핍이 오히려 깊은 어둠을 만들어내고, 소리가 사라지면 그 순간의 공백이 오히려 '침묵'이라는 형태가 된다. 따라서 검정이라는 단어 속에는 “아무것도 없음”이 “분명히 있음”으로 치환되..
왜 참치와 수은 이야기는 늘 함께 거론되는가?바다에서 자라는 물고기는 오래전부터 영양의 보고로 여겨져 왔다. 특히 참치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여 전 세계 식문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그러나 이토록 매력적인 식품에 그늘처럼 따라다니는 것이 수은 문제이다. 작은 플랑크톤이 환경 중 수은을 흡수하고, 더 큰 물고기가 그것을 포식하면서 생기는 생물농축은 곧 대형 어종에 높은 수은 농도를 야기한다. 참치는 이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근접한 생선이다. 여기서 더 미묘한 사실이 있다. 수은은 여러 형태를 지니지만, 먹이사슬을 통해 인체에 전달되는 형태는 대부분 메틸수은이다. 이 물질은 지용성으로, 주로 신체의 지방 조직과 뇌 등에 축적된다. 축적 속도는 느리지만 한 번 쌓이면 상당 기..
두부, 정말 과소평가된 식재료인가?두부는 대개 건강식의 대명사로 소개되지만, 정작 밥상 위에서는 식성에 따른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편이다. 일부 사람은 그 담백함이 무색무취로 느껴진다며 외면하고, 또 다른 사람은 뭉근히 끓인 순두부찌개를 떠올리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어떤 이는 두부를 여성 식품으로 오해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콩 특유의 비릿함이 떠올라 손대지 않는다. 하지만 이 무심한 사각형 속에는 생각보다 풍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두부가 지닌 영양적 힘이다. 불과 몇 스푼의 콩물을 끓여서 응고했을 뿐인데, 놀랍게도 상당한 양의 단백질과 무기질이 농축되어 있다. 비록 콩 특유의 향이나 부드러운 질감이 거부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으나, 실은 그 때문에 불필요한 첨가물 없..
모스크바의 어느 겨울을 배경으로, 유럽 대륙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처칠이 한 연설에서 철의 장막을 언급한 순간, 세계는 새로운 질서의 분열을 예견했다. 공식 출처로 알려진 영국 국립문서관과 미국 국무부 공개 문서는 당시 동유럽 국가들이 어떻게 소련의 영향권 아래 급격히 편입되었는지를 상세히 기록했다. 철의 장막은 단순히 은유적 표현이 아니었다. 그것은 국경에 박힌 철조망과 진입이 허락되지 않는 완충 지대를 포함해 동서 진영이 서로를 향해 높이 세운 벽이었다.왜 철의 장막이라 불렀을까?철의 장막이라는 단어는 본래 극장에서 사용하던 방화막을 뜻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극장 무대와 관객석을 분리하기 위해 내려오는 금속성 가림막에서 유래한 말이지만, 냉전 시기에는 소련이 서방 세계와 소통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