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은 선물 트레이더

8. 자취방 손님

일기

가끔 친한 친구 중 누군가는 내 자취방에 놀러온다.


어느날 오고싶다고 한다.


별 특별한 얘기를 한 것도 아니고, 대단한 사업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지만, 어쩌면 그냥 있는대로의 소박함이 좋은걸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만들려고 하면, 나름의 주말 일정이 있을 것인데, 굳이 여기까지 와서 자고 가려고 할까 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일까.


그래도, 손님이 오면 지켜야할 철칙이 있는데, 가장 생각나는 것은 일 시키지 않기다. 술을 다 마신다음 상을 치우는 것이라던가, 술을 새로 가져오는 것이라던가 하는, 자리에서 일어나게 하는 것은 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 놀러온 손님에게 일을 시키는 것은 맞지 않기도 하달까.


다음으론, 대접받는다는 느낌 주기? 이런 관점에서, 고급 술을 준비하는 것도 나름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익숙하고 정든 소주도 좋지만, 가끔은 다른 맛도 좋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그런지, 나를 위해서기도 하지만, 손님을 생각해서라도 항시 집에는 4가지 종류의 술을 준비해 놓는다., 요즘은 소주, 보드카, 위스키, 럼을 항시 준비해 놓는다. 곧 보드카가 동날 것 같아서, 다음 주종은 압생트를 준비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굳이 많이 마시지 않아도, 여러 종류의 술을 맛보는 것은 좋은 경험이지 않을까 싶다. 같은 맥락에서, 기 알아두었던 맛집이라는 곳을 데려가기도 꼭 포함된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내가 잘 놀줄을 몰라서 섭섭하게 돌려보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다들 해봤다는 스크린 야구나 골프도 룰을 잘 모르고, 당구 실력도 별로고, 애초에 하는 일도 전공자가 아니면 공감하기 어렵고, 추억팔이 외에는 유며도 별로이다보니, 사람 사귀는 능력은 아직 멀었구나 싶다.,


그래도 찾아오는 친구들이 있는 것처럼, 아주 쓸모없는 인간은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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