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티스, 창조주가 내린 최첨단 문명? 과학계는 어디까지 알아냈나 morgan021 2025. 3. 14.
긴 시간 동안 고대 신화의 상징으로 거론되어온 아틀란티스가 과연 단순한 전설에 불과한가라는 의문은 여전히 호기심을 자극한다. 플라톤의 저작에 등장한 아틀란티스 이야기는 시대를 거듭할수록 꾸준히 해석되고 재구성되어 왔다. 미노아 문명의 멸망에서부터 대서양 한가운데로 가라앉은 초고대 왕국, 혹은 북극과 남극으로 이동했다는 급진적 이론까지, 온갖 가설이 학계와 대중문화 전반에서 양립한다. 이 논쟁은 고대의 잃어버린 첨단 기술을 운운하는 극단적 주장부터, 단순한 자연재해에 희생된 문명이라는 보수적 시각까지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형성한다. 아틀란티스를 둘러싼 다양한 시각이 왜 계속해서 주목을 받는지, 그리고 무엇이 확실하고 무엇이 불확실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반짝이는 섬의 유혹: 플라톤 이후의 상상
플라톤은 기원전 4세기경 대화편인 《티마이오스》와 《크리티아스》에서 아틀란티스를 언급했다. 두 대화편은 철학적, 윤리적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실제 존재했을 수도 있는 문명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무려 9,000년 전의 문명을 언급한 플라톤의 기록이 사실이라면, 전 세계 역사체계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기도 했다.
학계에서는 대체로 플라톤이 이상국 아테네와 대조되는 타락한 국가의 사례로 아틀란티스를 설정했다는 해석이 주류를 이룬다. 인간의 오만과 도덕적 타락이 초래한 결과를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섬을 활용했다는 관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해양고고학자, 미스터리 마니아, 오컬트 신봉자 등은 플라톤이 인용했다고 주장하는 이집트 문헌의 실체를 찾으려 애써왔다.
시간이 흐르고 유럽 대항해 시대가 시작되면서, 신대륙이나 미지의 열대섬에서 고대 문명의 흔적이 발견될 때마다 “혹시 아틀란티스일까”라는 기대가 커졌다. 유럽 식민사에서 만들어진 온갖 전설들이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 등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아틀란티스라는 이름은 일종의 구심점처럼 부상했다.
지중해에 남은 그림자: 미노아 문명과 아틀란티스
미노아 문명이 번영하던 크레타섬과 산토리니(테라)섬에서 발견된 유적은 아틀란티스 실존설을 지지하는 중요한 단서로 종종 거론된다. 기원전 1600년경에 일어난 산토리니 화산폭발과 이를 동반한 쓰나미가 미노아 문명을 치명적으로 흔들었고, 그 충격이 그리스 전역에 전해졌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플라톤이 말한 “하루아침에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문명과 미노아의 급작스런 멸망 과정을 연결지으려는 시도는 비교적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고학적으로 높은 건축 기술과 해양 활동을 보여준 미노아 문화는 “아틀란티스가 거대한 해양 국가였다”는 전승과 일부 닮은 점이 있다. 그러나 크레타나 산토리니 자체가 완전히 바닷속에 잠긴 것은 아니며, 두드러진 문명의 단절 시기도 플라톤이 제시한 연대와 맞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지적된다.
그럼에도 산토리니 발굴에서 나온 벽화나 건축 유적은 미노아 사회의 높은 수준을 가늠케 한다. 오래된 시스템을 분석하는 학자들은 “이 정도 발전된 해양 문명이 정점을 찍고 사라진 모습이 충분히 플라톤에게 영감을 줄 만했다”는 의견을 비치기도 한다.
초고대 기술의 환상과 대중문화의 열광
아틀란티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가 ‘현대보다 진보된 과학기술’이다. 일부는 바다를 가르는 수중 탈것과 레이저 무기, 거대한 수정 크리스탈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했다는 가설을 이야기한다. 이 같은 극단적 초고대 문명설은 지질학적 증거가 희박해도 심리적 만족감을 준다. 미래 지향적 과학기술이 과거 어느 시점에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는 로망이 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20세기 초반부터 신비주의 문헌이나 오컬트 서적에서 아틀란티스는 끊임없이 재해석되어 왔다. 에드거 케이시 같은 인물이 ‘아틀란티스에서 발전된 에너지가 있었다’고 언급하거나, 북극 혹은 남극이 원래 아틀란티스의 자리라는 극이동설이 유포되기도 했다. 고대인들이 현대보다 더 뛰어난 지식체계를 갖추고 있었다는 낭만은, 인류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무언가가 있을 수 있다는 상상력을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대중문화에서도 아틀란티스는 매력적인 소재가 되어왔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나 다양한 소설, 게임 속에서 ‘물에 잠긴 도시’는 여전히 신비와 모험을 상징한다. 가상의 영역에서는 실제 여부보다도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 중 가장 판타스틱한 존재”로 남아 있기에, 아틀란티스는 오래도록 잊히지 않고 회자되고 있다.
바닷속 유적과 폴 시프트, 검증과 논쟁의 사이
실제 바닷속에서 발굴되는 유적들은 아틀란티스를 확증할 만한 증거가 될 수 있을까. 바하마 인근에서 발견된 ‘빙햄 로드(Bimini Road)’나 쿠바 해저에서 목격된 거대 구조물은 한때 인터넷과 방송 매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 거석들이 인공적으로 배치된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아틀란티스의 단서로 주목받았지만, 연구 결과 상당 부분이 자연적 현상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식었다.
대서양 한가운데에 거대한 대륙이 가라앉을 수 있는가라는 물음은 지질학적으로 부정적이다. 판구조론에 의하면 대륙이 빠르게 가라앉아 대양 바닥이 되는 과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남극설이나 북극설 역시 극이동(pole shift) 이론과 연결되는데, 이는 찰스 햅굿의 가설로 유명해졌지만, 과학계의 주류 견해와는 거리가 있다.
그렇다고 잃어버린 문명이 아예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 해안선이 바뀌면서 물속에 잠긴 고대 도시 유적이 전 세계 곳곳에서 확인되기도 한다. 인도 앞바다나 일본 요나구니 해저 등지에서 나오는 인공 구조물 추정 지형이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이들이 곧 아틀란티스의 실제 흔적이라고 단언하기에는 맥락과 물증이 부족하다.
이야기 뒤에 남는 것들
결국 아틀란티스란 이름이 품고 있는 매력은 하나의 고대 문명을 넘어서, 인류가 역사 속에서 놓쳤을지도 모를 ‘무언가’를 대변하는 기호라는 데에 있다. 미지의 땅, 혹은 극도의 번영과 발전을 누리다가 스스로의 오만으로 멸망했다는 서사는 시대를 막론하고 설득력을 가진다. 이 때문에 크레타, 산토리니, 혹은 남미의 잉카 문명까지 아틀란티스 추정 후보로 엮이기도 한다.
학계에서는 “아틀란티스는 대부분 플라톤이 의도적으로 만든 은유적 장치”라는 결론이 우세하지만, 일부 독립 연구자들은 여전히 “어딘가 수면 밑에서 진실이 잠들어 있다”는 가능성을 놓지 않는다. 논쟁의 출발이 무엇이든, 이 미스터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고고학과 지질학, 그리고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할 것이다. 아틀란티스가 실제로 존재했는가에 대한 해답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불확실성이야말로 아틀란티스 신화가 지닌 궁극적인 생명력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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