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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2리터의 물’이라는 문장은 근대 영양학의 산물로 자주 언급되었다. 1945년 미국 국립연구위원회에서 성인에게 2.5리터의 수분 섭취가 적당하다고 권고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때도 음식 속 수분을 포함해야 한다고 덧붙였고, 실제로 순수 물만 2리터를 마시라는 의미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 권장 기준이 대중적으로 퍼지면서 기업의 광고와 결합해 굳건한 생활 규칙처럼 자리 잡았다. 생수 시장이 커지면서 “하루 2리터”라는 주문은 상식처럼 유통되었다. 영양학계 일각에서는 식사에서 이미 상당량의 물을 섭취하기에 목이 마를 때만 마셔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광고 카피나 자극적인 건강 팁이 겹쳐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는 문장은 망령처럼 떠돌아 다닌다.

 

일부는 물만큼은 많이 마셔도 문제없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과잉 수분 섭취는 저나트륨혈증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단시간에 3~4리터 이상의 물을 흡수하면 전해질 균형이 깨어나며 뇌부종까지 유발한다. 2리터 신화를 맹목적으로 좇으려다 생기는 위험이라는 지적이다. 반대로 물 섭취가 지나치게 적으면 탈수로 이어진다. 노인의 경우 노화로 인해 갈증 감지 능력이 둔해지는데 이로 인해 평소 목마름을 인지하지 못해 수분 섭취량이 크게 줄기도 한다.

 

진화 생물학 관점으로 보면 인류는 수렵·채집 시절부터 음식물에 포함된 수분으로도 생존 가능하도록 적응해왔다. 현대인과 달리 이동하며 채소나 과일, 동물성 식품 등을 통해 자연스레 물을 얻었다. 갈증이 생기면 곧바로 주변 자연자원을 이용해 수분을 채웠다. 문제는 생활 패턴이 바뀐 오늘날이다. 실내 생활, 가공식품 섭취 확대, 운동 부족이 겹치면서 탈수 상태임을 모르고 지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럼에도 과거 습관이 남아 “목마름이 없으니 괜찮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 이때는 갈증 신호가 오지 않아도 주기적인 물 섭취가 필요한 환경이 되었다.


애매한 갈증 메커니즘, 과연 믿을 만한가

인간의 갈증 메커니즘은 놀랍도록 치밀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꽤나 부정확하다. 격렬하게 운동을 하거나 더운 날씨에 땀을 흘렸을 때는 바로 갈증을 느껴 수분을 보충한다. 하지만 기온이 낮거나 움직임이 적은 환경에서는 체내 수분이 부족해도 갈증을 강하게 느끼지 못한다. 노년층에서는 시상하부의 갈증 센서가 둔감해지는 탓에 더욱 문제가 된다. 결국 뇌가 목마름 신호를 보내기 전에 체중의 1~2% 정도 수분이 손실되어도 탈수 상태가 될 수 있다.

 

이처럼 갈증만을 믿고 물을 마시다 보면, 필요 수분량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진다. 특히 고령자, 만성 질환자, 또는 이뇨 작용을 촉진하는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갈증 신호가 늦게 오거나 거의 오지 않기도 한다. 물을 지나치게 적게 마실 경우 두통, 피로감, 집중력 저하, 기립성 저혈압 등이 나타나기 쉽다. 노인의 경우 소변 색이 지나치게 진해지거나 변비가 심해지는 지표를 통해 탈수를 의심할 수 있다. 몸이 보내는 미세한 신호를 스스로 체크하지 않으면, 갈증 하나만으로 균형 잡힌 수분 섭취를 유지하기 어렵다.

 

물론 이는 ‘항상 목마르지도 않은데 억지로 물을 마셔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소변 색, 오전 기상 직후 체중, 혹은 전반적인 기운 등을 살피면서 유연하게 대응하는 습관이 핵심이다. 물만으로 2리터를 채우지 않아도, 과일과 채소, 국물 요리 등으로 상당한 양의 수분을 섭취할 수 있다. 더군다나 경미한 탈수만으로도 짜증과 판단력 저하가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므로, 업무나 학습 효율을 위해 수분 상태를 수시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짜증이 오르고 피곤함이 몰려올 때, 혹은 무언가 꼬이는 느낌이 들 때 한 잔의 물이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든다.


물중독이 보내오는 경고

소위 물중독으로 불리는 저나트륨혈증은 극단적 사례로 보이지만, 실제로 충분히 발생 가능하다. 마라톤 대회 도중 지나치게 많은 물을 마신 선수들이 어지럼증이나 경련을 호소한 사례는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한 연구에서는 짧은 시간에 3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면 혈중 나트륨 농도가 급격히 떨어져 혼수 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심한 탈수 상태에서 한꺼번에 과도한 양의 물을 들이키면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한다.

 

갈증 이상의 물 섭취를 지속하면 신장 기능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단순히 물을 많이 마시면 신장이 깨끗해진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하루 종일 물병을 들고 다니는 경우가 있다. 신장은 체내 나트륨 농도와 수분 균형을 미세하게 조절한다. 너무 많은 물이 단시간에 유입되면 이 메커니즘에 부하가 걸린다. 갑작스러운 수분 과잉으로 혈액 내 나트륨이 희석되면 신경계 기능에도 악영향이 생긴다. 결국 ‘과유불급’ 원리는 물 섭취에도 예외가 아니다.

 

현대 소비사회에서는 이런 과잉 섭취를 부추기는 요소들이 있다. 대형 생수 기업들은 언제나 수분 보충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수분 보충 자체가 나쁜 행동은 아니지만, 목마르지 않아도 마구잡이로 물을 구입·소비하도록 만드는 과잉 마케팅은 경계해야 한다. 탄산음료나 스포츠 음료 업체들도 덩달아 갈증 해소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구매를 유도하기도 한다. 수분을 잘 보충하는 일은 건강에 유익하지만, 무조건 다량 섭취가 정답이라는 식의 단순화된 광고는 문제가 있다.


갈증과 미래의 물 섭취

노인이 갈증을 덜 느끼는 현상은 현대 사회에서 크게 문제로 부상했다. 하지만 수렵·채집 시절이나 농경 시대에는 이런 갈증 둔감이 치명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먹을거리에 포함된 수분이 자연스럽게 보충을 해주었고,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 활동량이 많았기에 갈증 신호도 잘 왔다. 문제는 현대다. 이뇨제나 혈압약을 복용하는 노인, 심지어 젊은 층이라도 커피·차·알코올 같은 음료를 자주 마시는 사람은 갈증 신호가 실제 필요보다 늦게 나타난다.

 

탈수 상태에 빠지면 오히려 단맛이나 짠맛을 강하게 갈구하게 된다.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지면서 몸이 본능적으로 부족한 나트륨을 채우려 하거나, 탄수화물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량의 물에 기대려는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습관성 간식이나 고탄수화물 음식에 손이 자주 가게 되고, 수분 결핍이 야기한 갈증은 식욕으로 둔갑한다. 이는 건강이나 체중 관리 면에서도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수분 섭취가 더욱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까.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가 진행 중이고, 물 자원 부족 사태가 우려된다. 어떤 지역은 생수로 목을 축일 기회조차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풍족한 지역에서는 과도한 물 섭취를 부추기는 상업적 영향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이미 웨어러블 기기가 심박수와 체온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사용자에게 물을 마셔야 한다고 알리는 세상이 되었다. 각자에게 최적화된 수분 관리가 가까운 미래의 트렌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문제는 이렇게 정교한 관리가 개인의 실천으로 이어지는가, 그리고 기업의 이익 추구와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결국 수분 섭취는 심플하면서도 간단하지만은 않다. 목마를 때 물 한 잔이 소중한 것은 맞지만, 그 잔이 하루 2리터를 무조건 채우기 위한 강박이어서는 곤란하다. 충분한 음식 섭취에서 오는 수분, 기온과 활동량, 나이와 건강 상태, 전해질 균형 등을 골고루 고려해야 한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거나 넘쳤을 때 발생하는 문제는 이미 다각도로 보고되었다. 결국 자신의 갈증 메커니즘, 생활 패턴,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권고사항과 광고를 맹신하기보다, 몸과 대화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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