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가 파티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morgan021 2025.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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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세상은 샴페인 거품과 네온사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녀가 다니는 AI 스타트업 ‘펫토피아’의 사무실은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다. 수제 맥주가 나오는 탭,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유기농 간식, 저녁이면 클럽처럼 변하는 라운지까지. 바로 어제, 펫토피아는 시리즈 B 투자로 500억 원을 유치했다는 뉴스를 터뜨렸다. 그들이 만든 앱은 사용자가 반려동물 사진을 올리면, AI가 그 사진을 렘브란트나 피카소 화풍으로 바꿔주는, 딱 그 기능 하나뿐이다. 수익 모델은 아직 없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AI’와 ‘커뮤니티’라는 단어에 열광하며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파티의 주인공은 단연 지혜다. 그녀는 펫토피아의 핵심 개발자다. 밤샘 코딩으로 새로운 화풍을 추가할 때마다 앱 다운로드 수는 폭발했고,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그녀의 연봉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그녀의 이름은 업계의 ‘라이징 스타’로 불린다. 모든 것이 반짝이고, 모든 것이 가능해 보이는 지금, 화려한 파티의 한가운데서, 지혜는 종종 술잔을 든 채 멍하니 생각에 잠긴다. ‘그래서, 이게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데?’ 그녀의 천재성은 고작 강아지 사진을 예쁘게 꾸미는 데 쓰이고 있었다. 공허했다. 마치 영원할 것 같은 이 축제 속에서, 그녀는 자신이 만든 모든 것이 거대한 거품일지도 모른다는 예감에 사로잡혔다.
25년 전, 우리는 똑같은 꿈을 꾸었다
2000년대 초반, 우리는 똑같은 파티를 경험한 적이 있다. ‘닷컴 버블’이라는 이름의 축제였다. 당시에는 ‘닷컴(.com)’이라는 이름만 붙으면 수천억의 투자금이 몰려들었다. 양말 인형을 마스코트로 내세워 반려동물 용품을 팔던 ‘펫츠닷컴(Pets.com)’은 그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그들은 막대한 투자금으로 슈퍼볼 광고까지 집행했지만, 정작 수익 모델은 없었다. 사람들은 ‘새로운 경제’가 도래했다며, 수익은 중요하지 않고 트래픽과 가능성만 있으면 된다고 외쳤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다. 샴페인은 끝났고, 펫츠닷컴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금의 AI 붐은 닷컴 버블의 완벽한 데자뷔다. ‘AI’라는 마법의 단어 앞에서 투자자들은 이성을 잃었다. 수익 모델이 없어도 괜찮다. 기술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나만 이 흐름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포모(FOMO)’ 심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펫토피아는 21세기 버전의 펫츠닷컴이다. 지혜와 동료들은 밤새 코딩을 하지만, 그것은 진짜 가치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투자자들을 위한 화려한 쇼를 준비하는 것에 가깝다. 기술은 있는데, 철학은 없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만 있고,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꺼지지 않을 것 같은 지금 이 파티의 이면에는, 이처럼 위태로운 공허함이 자리 잡고 있다.
'가짜'들이 광란하는 무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가짜' AI들이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 이미 존재하는 거대 언어 모델(LLM)을 그럴듯하게 포장만 해서 내놓은 챗봇 서비스들, 잠깐의 재미 외에는 아무런 가치를 주지 못하는 이미지 생성 앱들, 심지어 AI 기술이 거의 없음에도 이름에 ‘AI’만 붙여 주가를 띄우려는 기업들까지.
지혜가 만드는 ‘펫토피아’ 역시 이 광란의 무대 한가운데에 있다. 기술적으로는 흥미롭지만, 본질적으로는 세상에 없어도 그만인 서비스다. 하지만 시장은 이런 ‘가짜’들에게 열광하며 돈을 쏟아붓고 있다. 진짜 문제를 해결하려는 묵묵한 시도들은 소외되고, 더 화려하고 더 자극적인 ‘파티용 AI’들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하지만 지혜는 알고 있다. 이런 광란은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음악이 멈추고 조명이 켜지면, 무대 위에 남는 것은 허무함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벌써 시작된 균열, 잔해 속의 보석들
자세히 보면, 화려한 파티장 곳곳에서는 이미 균열이 시작되고 있다. 야심 차게 출시되었던 몇몇 AI 기기들은 시장의 외면을 받고, 막대한 투자를 받았던 스타트업들이 조용히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AI’라는 이름만으로 모든 것이 용서되던 시간은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 균열의 틈새로 진짜 ‘보석’들이 빛나기 시작한다. 지혜는 최근 대학 동창이 운영하는 작은 농업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그곳은 펫토피아와는 모든 것이 정반대였다. 화려한 사무실도, 언론의 주목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진짜’ 문제를 풀고 있었다. 인공위성 데이터와 드론 이미지를 AI로 분석해, 농작물에 발생할 병충해를 미리 예측하고 최적의 방제 시점을 알려주는 기술. 지혜는 그 기사를 읽으며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기술이 강아지 사진이 아니라, 한 해 농사를 살리는 데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 파티가 한창인 지금, 진짜들은 이미 잔해 속에서 조용히 싹을 틔우고 있다.

다가올 '대이동'을 준비하는 사람들
흩어진 천재들이 새로운 씨앗을 뿌리는 ‘대이동’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하지만 준비는 이미 시작되었다. 지혜처럼 거대 테크 기업과 유니콘 스타트업에 있는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조용히 다음을 생각하고 있다. 그들은 업계 최고의 대우를 받지만, 자신이 ‘사용자 클릭을 1% 더 유도하는’ 따위의 문제에 재능을 낭비하고 있다는 자괴감을 느낀다.
이들에게 지금의 AI 버블은 황금 감옥과도 같다.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다. 이 파티가 끝나면, 진짜 일을 할 기회가 온다는 것을. 버블 붕괴는 이 똑똑한 인재들을 감옥에서 해방시켜 사회 곳곳으로 퍼져나가게 할 가장 강력한 촉매제가 될 것이다.
숫자가 중요해질 그날을 위하여
투자의 정상화 역시 아직 오지 않았지만, 그날은 반드시 온다. 지금은 ‘꿈’과 ‘가능성’이 투자의 척도지만, 파티가 끝나면 결국 모든 것은 ‘숫자’로 증명되어야 한다. 손익계산서, 현금 흐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지금은 잠시 잊힌 이 단어들이 다시 중요해지는 날이 올 것이다.
지혜는 그날을 생각한다. 농부들에게 월 사용료를 받고, 그 대가로 생산성을 높여주는 명확한 가치를 제공하는 농업 기술 스타트업. 그곳에는 허황된 꿈 대신 건강한 비즈니스가 있다. 지금의 화려한 파티가 끝나고, 숫자가 다시 중요해지는 시간이 왔을 때, 과연 누가 살아남을까?
파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샴페인은 계속 터지고 있고, 음악은 여전히 요란하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다. 이 파티는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진짜 이야기는 파티가 끝난 뒤에야 비로소 시작된다는 것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어떻게 이 파티를 더 즐길 것인가’가 아니라, ‘음악이 멈췄을 때, 나는 어디에 서 있을 것인가’이다.
< 3줄 요약 >
[1] 현재의 AI 붐은 수익 모델 없는 화려한 '가짜' AI에 투자금이 몰리는 닷컴 버블과 유사한 양상을 띠고 있다.
[2] 화려한 파티 속에서도, 진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들이 조용히 시작되고 있으며, 버블의 균열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3] 다가올 버블 붕괴는 고통스럽겠지만, 흩어진 인재들이 진짜 혁신을 시작하게 만드는 건강한 조정 과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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