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은 선물 트레이더

초군반 OBC 과정의 나

잊어버린 과거

쓸 때마다 "오랜만이다"라는 이야기를 하게된다. 매번 오랜만이다 보니 그런갑다 싶다.

 

어느 덫 OBC과정을 밟고있는 나를 보게된다. 임관하기 전엔 언제 소위가 되나 싶었는데 벌써 이렇게나 시간이 빠르게 흘러버렸다.

 

내가 부여받은 직책은 너무 마음에 든다. 아주 마음에 든다. 자대로 가면 헬이라던데, 헬 이어도 좋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곳으로 갔다. 공부하고 싶었던 분야이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군복무도 하고 7급 공무원의 직위로 봉급도 받고.. 이 모든 게 한방에 해결되어 버렸다. 흔히 말하는 뺑뺑이로 돌렸다고 하는데, 정말 순수하게 운이 좋아서 이렇게 된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어떤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다음 주면.. 벌써 시간이 이렇게.. 얼마 후엔 지휘실습이란 걸 가게 된다. 실제로 자기가 배치 받게 될 자대에 가서 일주일 간 체험해보고 오는 그런 개념이다. 참모로 가는 애들도 있고 바로 지휘자(=소대장)로 가는 애들도 있다. 교관님들 이야기 들어보면, 땅만 파다가 오셨다는 분도 있고 뭐 그렇다. 근데, 몇 달 후에는 인수인계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공용장비나 화기 혹은 비문 같은 것들이 기록대로 문제없이 있는지 눈으로 실셈해보는 게 꼭 필요하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무슨 감사인가 뭐시긴가가 그렇게 무섭다고...

 

OBC에서는 해병 장교들이랑 같이 교육을 받는다. 해병 애들은 육군보다 한 달 전에 임관해서 이미 자대에서 한달 있다가 온 애들이라서, 자기 방까지 있다고 한다(OCS 장교양성 과정 : 육군 17주 해병 12주). 군번줄에 자기 방 열쇠를 매고 다니는 애들도 있다. 그래서 이번 지휘실습 때는 자기 부대로 가서 근무 하다가 온다. 해병의 경우 양성 기간과 해군이나 타군과의 합동 훈련 때만 빡세게 하고 평소 일상은 프리한 것 같다. 내 귀엔 그렇게 들렸다. 이 점은 부럽다. 같은 생활관 쓰는 형은, 요양 잘 다녀오겠다고 할 정도. 근데 자대(해병은 자대를 실무라고 한다) 위치가 다들 좀 그렇다. 잘은 모르지만, 격오지가 아닌 곳이 김포나 포항 정도(?)다. 다들 백령도, 연평도 등으로 가는 것 같았다. 격오지 수당 등 빠지지 않고 잘 챙겨줬음 좋겠다.

 

음.. 그리고 뭔 이야기를 해볼까. OBC 생활이 편한가 안 편한가의 문제는 개인의 취향인 것 같다. 꿈에 그리던 2인1실, 매주 금토일 외박, 항시 휴대폰 사용 가능, PX·군장점 자유 이용 가능, 일과 외 자유로운 시간 보장, 당직 근무 없음 등등은 실제와는 좀 달랐다. 어떻게 다른지는 교육 대장님 마음에 따라 그리고 학교 상황에 따라 다르기에 이렇다 저렇다 하긴 좀 그렇다. 2인1실 빼고는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한데, 여튼 뭔가 통제된 느낌 속에서 답답한 느낌이 남아있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빨리 자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내 병사들과 오순도순 행복한 부대를 꾸리고싶달까... 토의를 통해 다같이 룰도 정하고 막... 막 그냥 확 그냥.. 냥냥

 

"밥은 잘 먹고 다니냐"는 질문에 잘 먹는다고 대답하고 싶다. 간부식당은 병사식당과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 시원한 에어컨도 있고 벽걸이형 TV도 있어 밥 먹으면서 뉴스도 보고 반찬 양도 마음대로 퍼갈 수 있고 화장실에 들어가면 온수는 기본, 청결하며 흐르는 음악은 귓가를 간질인다. 그러다 몇 번 어쩔 수 없이 병사식당에 간 적이 있는데, 후보생 시절보다 더 분위기가 다운되는 느낌을 받았다. 위에 말한 간부식당에 있는 것들은 모두 없다. 뭔가 적응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상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리고 졸리다. 자야지. 안녕.